가정주부인 박 모씨(45세,서초구)는 아무리 오랜 시간을 뒤척여도 잠자리에 들기 힘들고 얕은 잠을 반복하며 자주 깨는 등 괴로운 밤을 보내고 있다.

이전부터 잠귀가 밝아 민감한 편이었어도 잠들기 어려워하진 않았는데 다른 문제가 생긴 것은 아닌지 고민하던 중 남편의 권유로 한의원을 방문한 박 모씨는 갱년기로 인한 갱년기 불면증 진단을 받게 됐다.

갱년기에는 여성호르몬이 감소하고 이에 의한 호르몬 불균형은 감정을 들쑥날쑥 하게 만들며 갱년기 불면증이나 갱년기 상열감과 같은 여러 증상을 부르기도 한다.

여성갱년기증상은 호르몬 감소나 자율신경계 불균형과 같은 원인으로 나타나지만, 개인의 체질이나 주변 환경, 신체적 기능 등에 따라 다르게 나타나고 정도에도 차이가 있다.

이처럼 개인마다 모두 다른 갱년기를 경험하게 되는데, 공통적으로 하는 착각이 있다. 다른 치료나 갱년기약 없이 참고 버티면 혼자서 이겨낼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여자인한의원(서초구) 이현숙 원장은 "갱년기 불면증은 갱년기가 끝나면서 사라지는게 아니라서 방치하면 노인성불면증으로 번질 확률이 매우 높은 만큼 특별한 이유 없이 증상이 지속된다면 즉시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호르몬 밸런스가 깨지는 시점부터 여기에 적응하고 다시 안정화에 접어드는 데 약 10년이 걸리고 이 10년을 갱년기라고 칭한다. 갱년기는 여성 누구나 겪어야 하는 시기이고 언젠가는 지나가는 시기이기 때문에 별다른 치료를 받지 않아도 괜찮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더러 있다. 

하지만 여러 갱년기증세가 나타났음에도 불구하고 치료를 받지 않고 갱년기를 보내면 신체의 노화를 가속하는 것으로 갱년기 후에 시작되는 노년기에 건강의 위협을 받게 된다.

난소기능 떨어지면서 불면증 시작

갱년기 불면증은 난소 기능이 쇠퇴하면서 시작된다. 이에 따라 에스트로겐과 세로토닌이 감소하면서 갱년기 불면증이 시작되거나 호르몬 불균형으로 인한 자율신경실조증상으로 시작되기도 한다.

자율신경실조증상으로 교감신경항진이 발생하면서 가슴이 벌렁거리거나 긴장한 뇌파가 안정을 찾지 못하게 되어 잠들기 힘든 증상이 나타난다.

땀과 함께 찾아오는 갱년기 상열감을 겪고 있어도 불면이 동반될 수 있다. 다양한 형태로 나타나는 갱년기 상열감은 뜨겁고 후끈거리는 열감이 등부터 목덜미나 손바닥과 가슴, 배꼽아래부터 명치까지 등 다양한 위치에서 나타나면서 수면을 방해한다.

갱년기는 신체적 증상만이 아니고 심리적 증상을 함께 겪게 되는데 우울함이나 불안, 초조함 등의 심리적 변화가 나타나면 이로 인해서 잠을 자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

반드시 갱년기에 나타난 심리적 변화가 아니더라도 평소에 생각이 많거나 예민한 기질,잘 놀라고 불안감이 많은 기질이라면 갱년기를 맞이하면서 갱년기 불면증을 겪을 확률이 높다.

주변의 이해와 신속한 치료 필수

먼저 감소한 세로토닌의 분비를 활성화하기 위해서 햇볕이 있는 시간에 빠른 속도로 걷는 운동을 하면 좋다.

복식 호흡과 요가,스트레칭과 같은 여가활동으로 생각을 단순화하는 훈련을 하는 것도 뇌에 산소가 공급되는 것을 원활하게 해주면서 도움이 된다.

이러한 생활습관 개선만으로 갱년기 불면증에서 벗어날 수 있는 것이 아니고 적절한 치료와 병행되어야 효과를 볼 수 있다.

체성분분석이나 체열진단검사,경락기능검사 등 객관적인 검진으로 개인의 체질과 증상의 원인을 파악하고 그에 맞는 처방을 받는 것이다.

갱년기 증상과 원인,신체적 체질은 모두 차이가 있으므로 맞춤 처방을 받아야 갱년기 불면증 개선에 도움이 된다.

이현숙 원장은 "갱년기 증상이 시작되면 잘 극복할 수 있도록 주변의 도움도 필요하다. 예민하거나 들쑥날쑥한 감정 상태를 보일 때는 갱년기라서 그렇구나라며 이해해주고 혼자 참고 견디다 보면 갱년기증상이 더욱더 극심해질 수 있는 만큼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권장해주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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