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가 저의 마지막 병원입니다."

최근 건국대병원에서 명지병원장으로 전격 이적한 김진구 교수는 고뇌에 찬 결정이었다고 말했다.

김 원장은 10일 병원장 취임 기념 기자회견에서 "건국대병원에서 좋은 스포츠의학센터를 만들기 위해 하루에 10건의 수술을 하는 등 바쁘게 살았습니다. 하지만 예약환자가 너무 많이 밀리는 등 환자들에게 제대로 된 진료를 하지 못했습니다"며 성취감과 함께 아쉬움을 토로했다.

김 원장은 지난 2015년 서울백병원에서 건대병원으로 이적 당시 국내 최고 스포츠의학센터 건립이 꿈이라고 밝힌 바 있다.

꿈은 1년 만에 달성했다. 스포츠의학의 대가라는 명성에 걸맞게 환자들이 몰려든 덕분이다. 김진구 교수의 진료를 받으려면 해를 넘겨야 될 정도였다.

한창 잘 나갈 때 김 교수에게 또다른 꿈이 생겼다. 국내 최고 스포츠의학센터 처럼 국내 최고 병원을 만드는 것이다.

50대에 적을 옮기기 힘들었지만 망설임은 잠깐이었다. 스포츠의학센터 예약환자도 올해 12월까지 빼곡하게 차 있었지만 과감하고 빠르게 이직 결정을 내렸다. 

꿈꾼자 만이 성공한다는 어느 책 제목처럼 김 원장은 이제 제2의 꿈, 즉 명지병원을 좋은 병원으로 만들려고 한다.

김 원장이 말하는 좋은 병원의 기준은 '환자 제일주의'다. 시설과 규모가 적고 유명 의료인이 적을지언정 환자를 정성껏 돌보는 병원이다.

정형외과 분야를 예로들면 지금까지는 예약환자가 많다 보니 짧은시간에 좀더 많은 환자를 보는 방식이었다. 

하지만 김 원장은 이제 의사 1명이 진료하는게 아니라 3~4명의 전문의와 전담 간호사, 운동치료사가 한 팀이 되어 환자에게 다가가는 방식으로 바꿀려고 한다. 이른바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서다.

이를 위해 병원의 스마트화도 추진한다. 동시에 40대의 부원장을 발탁하는 등 파격적인 인사도 단행했다.

김 원장은 "외부 의료인력 영입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며 의료진의 경쟁력 강화 계획도 내비쳤다.

환자 뿐만 아니라 병원 의료진에 대한 대접도 달라진다. 김 원장은 "논문을 잘 쓰고 싶은 의료진에게는 병원이 적극 도와주겠다"고 밝혔다.

김 원장은 회견이 끝날쯤 이같이 전했다. 명지병원으로 옮긴다고 지인에게 말했더니 쉽지 않은 결정이라며 우려했단다. 

그리고 그가 던진 말은 "명지병원 꼬 성공시켜라. 그래야 한국 의료가 발전하는거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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