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신상원 교수(고대안암병원), 이정권 교수(삼성서울병원), 이재호 교수(가톨릭의대)

국가폐암검진이 사망률 억제는 커녕 가짜 암환자만 늘릴 것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과잉진단예방연구회는 3일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가폐암검진의 부당성을 조목조목 제시했다.

연구회는 국가폐암검진으로 폐암 사망률이 20% 줄어든다는 정부의 말에 황당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흡연자의 폐암 사망률 5%에서 4%로 단 1%포인트 줄어든 것을 상대적 감소율로 계산해 위험성을 감추려는 얄팍한 술책이라고도 비난했다.

그러면서 암 검진의 중요한 위험은 검진 자체가 아니라 그로 인한 2차 피해에 있다고 강조했다. 검진하지 않았다면 받지 않아도 될 추가 검사와 수술이나 항암치료를 받아야 한다. 검진의 위양성(가짜암) 진단율이 높기 때문이다.

드물지만 사망하기도 하는데 좋은 검사인 것처럼 홍보하는 정부의 태도는 국민 기만이자 기본적인 의료윤리 불감증이라고 연구회는 지적했다.

국가폐암검진을 위한 연구결과도 없다고도 주장했다. 미국과 유럽, 일본 등에서는 수십년간 자국 상황에 최적화한 폐암 검진 연구를 하고 있지만 효과에 대해서는 여전히 논란거리다. 

하지만 한국은 작년에서야 처음으로 시범사업을 마쳤을 뿐인데도 폐암 검진을 국민에게 강요하는 것은 정부의 커다란 오판이라고 연구회는 주장했다.

나아가 "수많은 흡연자를 대량으로 가짜 암환자로 만들어, 끊임없는 검사와 수술 등의 고통과 걱정으로 몰아서, 오히려 국민 건강을 해치는 재앙적 정책이 될 것"이라고 날 선 비난을 쏟아냈다.

연구회는 국가 폐암 검진 정책의 효과에 대해 흡연자를 포함한 모든 이해 당사자들과 함께 충분히 검토한 후 합리적인 의견을 도출해야 한다고 정부에 요구했다.

보건복지부는 올해 7월부터 폐암을 국가암검진 대상 암종에 추가했다. 기존 암검진 대상은 위암, 간암, 대장암, 유방암, 자궁경부암이었지만 폐암이 추가되면서 6개로 늘었다. 대상자는 만 54세부터 74세에 해당하는 국민 중 30갑년 이상의 흡연력을 가진 ‘폐암 발생 고위험군으로 2년에 한번씩 받는다.

과잉진단예방연구회는 과잉진단의 존재를 입증하고 널리 알리고, 발생 이유를 규명해 예방하기 위한 단체로서 성균관의대 이정권 교수, 건국의대 이용식 교수, 고려의대 안형식, 신상원 교수, 가톨릭의대 이재호 교수, 국립암센터 서홍관 교수, 충북의대 박종혁 교수가 참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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