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면부족 탓에 이러다 죽겠다고 생각하는 전공의가 10명 중 8명이라는 결과가 나왔다.

대한전공의협의회(회장 이승우)는 660여명의 전공의를 대상으로  업무 강도 및 휴게시간 보장에 관한 설문조사 결과를 9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전공의 10명 중 8명은 잠이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잠이 충분하다는 응답은 약 1%에 불과했다. 잠이 부족한 가장 큰 이유는 과도한 업무나 불필요한 콜 등 업무 관련 이유가 87%에 달했다.

'수면부족으로 업무 수행에 불안감을 항상 느낀다'는 응답은 33%, '자주 느낀다'는 38%였다. 전혀없다는 응답은 2.6%에 불과했다.

전공의의 불안감 내용도 '36시간 잠 못자고 계속 근무했다', '이러다 죽겠다는 생각을 하며 새벽까지 일한다', '집중력 저하로 수술 도구 나르다 다쳤다', '다른 환자를 검사하거나 투약할 뻔했다'등이다.

야간당직은 피로도를 가중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야간당직 시 담당하는 입원환자수는 주간 업무의 3배에 달한다'는 응답도 36%였다. 야간당직시 업무관련 전화도 1인 당 평균 29통이며, 최대 300통이라는 응답도 나왔다.

야간당직이 스트레스 수준은 10점 만점에 평균 7.7점이었다. 10점 만점이라는 응답도 22%에 달했다.

야간당직시 전문의 지도 감독을 받지 못한다는 응답도 많았다. '야간당직 시 전문의가 상주하지 않는다'는 응답이 42%, '전혀 상주하지 않는다'도 34%였다.

이렇다보니 '전문의의 부재로 수행에 자주 또는 항상 불안을 느낀다'는 응답은 33%였다. 불안감이 없다는 응답은 16%였다.

'어려운 진료의 경우 전문의와 전화로 상의하지만 처리는 전공의가 한다'는 응답도 73%에 달했다. 그나마 연락을 취할 때 눈치가 보인다거나 보고없이 알아서 처리하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승우 회장은 "로펌과 업무 협약을 맺은 후 들어오는 의료소송 관련 법률자문 요청 중 야간당직 시 발생한 사건이 많은 수를 차지한다"면서 "안전하지 못한 수련 시스템에서 과연 전공의가 최선의 진료를 하며 제대로 배울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강조했다.

이 회장은 "병원 내 수련환경이 안전하지 못한 부분에 대해 병원 차원의 책임을 묻기보다는 밤새 당직 근무하며 일차적으로 판단하고 처치했던 전공의는 유죄, 오히려 지도·감독의 책임이 있는 전문의는 무죄로 판결되는 사건을 보면서 도저히 납득할 수가 없었다"고 덧붙였다.

그는 야간당직시 담당 환자수 제한과 입원전담 전문의 확대가 시급하다면서 수련환경평가 항목 등을 포함한 병원 평가 지표에 반영될 수 있도록 하고 국가 차원의 별도 재정 지원이 이뤄지도록 지속적으로 의료계 유관단체와 논의하고 정부에 요구하겠다고 밝혔다.

저작권자 © 메디칼트리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