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원에 사는 30대 초반 직장인 여성 권 모씨는 최근 몇 개월 사이 직장을 그만두어야 할 정도로 심각한 고민거리가 생겼다. 

“어려서부터 잘 놀래고 겁이 많아서 낯을 많이 가렸습니다. 그래도 커서 원하는 직장에 잘 취직했고 별다른 어려움 없이 잘 지냈는데, 작년 가을 3년 정도 사귀던 남자 친구와 크게 싸우고 헤어진 뒤로 문제가 시작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직장에서 남자 친구와 비슷한 또래의 고객을 보게 되면 갑자기 심장이 빨리 뛰면서 숨이 막히고 목소리가 기어들어가는 데 내색하지 않으려고 무척 힘들었다. 

더 심각한 문제는 지난겨울부터는 출근할 때 지하철에서도 그런 증상이 나타나서 지각하거나 결근하는 일이 잦아져서 직장 생활을 계속할 수 있을지 고민이다.

위 사례의 권 모씨와 같은 증상을 공황발작(Panic Attack)이라고 한다. 비상식적인 불안 발작이 매우 심해서 거의 죽을 것 같은 공포심이 유발되며, 심계항진, 호흡곤란, 식은땀, 어지럼증 등의 다양한 신체증상을 동반한다. 

이러한 공황 발작이 또 언제 어디서 갑자기 나타날까 봐 늘 불안해하게 되고 이런 양상을 ‘예기불안(Anticipatory Anxiety)’라고 한다.

소위 공황장애(Panic Disorder)로 진단되려면 첫째 공황발작의 반복, 둘째 예기불안의 동반, 셋째 이 두 증상으로 일상기능의 장애 등의 3가지 특징이 조합되는 불안장애이다.

공황장애는 연구에 따라 1.5%에서 5% 사이의 유병율로 조사되는데, 보통 인구의 약 2%가 공황장애를 겪고 있다고 보면 된다.

여성이 남성보다 2~3배 정도 더 잘 발생하며, 20~30대에서 흔한 반면 사춘기 이전 소아나 65세 이상 노년층에서는 발생률이 급감한다.

가족력 또한 높은 편이어서 공황장애 환자 가족에게 다시 공황장애 환자가 발생할 확률은 다른 정신과적 장애에 비해 4~8배가 높다고 조사된다.

공황장애의 공황발작은 대부분 특별한 유발원인 없이 발생하지만, 육체적 과로나 스트레스 후에 시작되는 경우도 흔하다.

공황발작은 대개 10분 이내에 급격한 불안과 신체증상이 정점을 찍고 20~30분 지속되다가 저절로 사라지며 1시간 이상 지속되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

특히 급격한 혈당저하, 카페인 음료, 과도한 알코올 섭취는 이러한 공황발작의 빈도나 강도를 악화시킬 수 있는 요인이다.

휴한의원 노원점 김헌 원장은 “공황장애는 만성적인 질환으로서 치료 없이 저절로 회복되는 경우는 드문 편이다. 하지만 적절한 치료를 받으면 30~40%는 거의 완전하게 좋아지고 50%는 일상생활에 지장 없이 가벼운 증상만 남을 만큼 치료 반응이 나쁜 편은 아니라고 볼 수 있습니다. 특히 발병 기간이 짧고 병전 기능이 좋을수록, 그리고 다른 정신질환이 동반되지 않을 경우 예후가 양호하다”고 설명한다.

따라서 공황장애는 증상 발생 초기부터 적극적인 대처하는게 만성화를 막고 긍정적인 예후를 얻는데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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