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혈병의 발생 위험을 유전자 검사로 예측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세브란스병원 혈액종양내과 민유홍, 정준원 교수와 진단검사의학과 최종락, 이승태 교수 연구팀은 백혈병 환자의 10%에서 태어나기 전 유전자 돌연변이가 발견됐다고 국제학술지 플로스원(PLOS One)에 발표했다.

백혈병은 혈액을 만드는 골수내 조혈 세포에서 생긴 대표적 혈액암으로 유전자의 돌연변이가 흔히 동반된다.중앙암등록본부에 따르면 백혈병으로 진단받은 환자는 2005년 2,335명에서 2015년 3,242명으로 10년 간 약 39%가 늘었다. 

현재 다양한 치료법과 약이 개발되고 있지만 치료가 쉽지 않아 전체 생존율은 40% 정도며, 고령 백혈병 환자의 경우는 10%정도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백혈병 발생에 가장 중요한 위험인자 겸 예후인자는 유전자 돌연변이다. 따라서 급성골수성백혈병 환자에게 종자계 유전자 돌연변이를 포함한 다양한 유전자 검사 시행을 권고하고 있다.

연구팀은 차세대염기서열분석법(NGS)의 임상적 유용성을 확인하고, 선천성 종자계 유전자 돌연변이와 연관된 백혈병 빈도를 확인했다.

대상자는 골수성 혈액암환자 129명(백혈병 95명). 선천성 돌연변이 113개를 포함해 총 216개의 유전자를 분석했다.

그 결과, 대상자 10명 가운데 1명(8.4~11.6%)에서 판코니 빈혈, 선천성 재생불량성 빈혈, 가족성 혈소판 감소증 등의 원인이 되는 선천성 돌연변이 (BRCA2, FANCA 등)가 확인됐다. 

돌연변이 유전자는 3세에서부터 72세까지 다양한 연령층에서 발견됐다.

정준원 교수는 "이번 연구로 한국인에서 유전성 소인을 가진 백혈병이 생각보다 높다는 사실이 데이터로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교수는 또 "유전성 소인은 부모로부터 물려받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가족 중 혈액암 환자가 발생하고 종자계 유전자 돌연변이가 확인됐다면 백혈병을 포함한 다양한 암의 발병 위험을 확인하기 위해 가족 전체를 대상으로 검사를 진행하고 전문가의 포괄적인 유전상담과 체계적인 암 검진, 예방을 위한 도움을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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