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을 쓰거나 식사를 할 때 손을 유난히 많이 떠는 사람들이 있다. 또 긴장하거나 불안하면 목소리가 떨리면서 머리와 몸도 떨리는 사람들도 있다. 이런 증상은 임상에서 아주 흔하게 발생하는 진전 중 하나로써, 뇌의 기질적인 문제나 특별한 원인 없이 발생하는 본태성 진전이라고 한다.

본태성 진전의 증상을 더 살펴보면 대체로 손과 상지의 떨림이 가장 많고 머리를 좌우나 위아래로 흔드는 떨림, 턱이나 입술, 혀, 목소리 등에서 떨림이 발생하기도 한다. 

흔히 환자의 심리적인 문제나 수면부족을 동반한 육체적인 피로에 따라 악화되며, 술을 마시면 떨림이 줄어들다가 다음날은 더 심해지는 양상을 띤다.

보통 떨림이 손에서 시작되었더라도 질환이 진행되면서 신체의 다른 부분까지 확산되는데, 특히 환자의 머리떨림이 심해지면 대인관계에서 상당한 위축감을 느끼며 우울증이나 불안장애, 불면증 등의 증상을 동반할 수도 있다.

본태성 진전은 아직 정확한 원인이 알려져 있지 않았으나 소뇌의 세포들이 일찍 노화되기 때문에 생긴다고도 추정하고 있다. 또한 가족 구성원 내에 동일한 증상을 가지는 경우가 30~50% 정도로써, 유전적인 영향 또한 많은 상관관계가 있다고 본다. 

우리 뇌의 기저핵이라는 부분은 인체의 움직임을 부드럽게 만드는 기능을 담당하며, 특히 움직여야할 근육은 활성화시키고, 움직여서 안 되는 근육은 억제하는 기능을 가지고 있다. 

만약 기저핵이 예민해져 움직이지 말아야 할 근육을 억제하지 못하게 되면 이런 떨림증상이 발생할 수 있다. 그런데 기저핵은 불안에 민감한 뇌 기관이라 불안한 상황에서 기저핵이 더 예민해지게 되며, 손떨림이나 머리떨림이 있는 환자들은 대부분 긴장을 잘 하거나 남의 시선을 많이 의식하거나 불안에 민감한 성향을 보이게 되는 것이다. 

또한 기저핵은 인지반응속도나 주의집중력, 기억력에도 영향을 미쳐서 떨림증상이 심하거나 파킨슨성 떨림이 있다면 치매 발생율 또한 증가할 수 있다.

본태성 진전의 치료는 떨림과 불안을 억제하고 기저핵의 기능을 회복하는 한약과 더불어 침뜸, 약침이나 봉침치료, 추나치료, 기공훈련 등으로 많이 개선될 수 있다.
 
뇌 신경계의 흥분을 억제하는 것이 아니라 뇌 스스로 자신의 운동신경계를 조절하도록 돕는 이러한 치료는 부작용이 덜할 뿐만 아니라 치료를 중단하였을 때 증상이 다시 심해지는 반동현상이 훨씬 적다.

본태성 진전 그 자체는 건강에 큰 해가 없지만, 다른 사람이 볼 때에 불안해서 손을 떨거나, 고개를 흔드는 것으로 오해를 할 수 있다는 것이 문제가 되기 때문에, 이 질환을 갖고 있는 사람은 사회생활에 큰 어려움을 겪는다. 더 심해지기 전에 치료를 하여 원만한 사회생활을 하게 도와야 할 것이다.

도움말 : 휴한의원네트워크 창원점 원장 이상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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