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연휴에 2명의 의사가 운명을 달리해 의료계가 침통해 하고 있다.

지난 1일 길병원 소아청소년과 전공의에 이어 고 윤한덕 센터장이 지난 4일 오후 6시경 국립중앙의료원 중앙응급의료센터장실에서 싸늘한 주검으로 발견됐다.

고 윤 센터장은 1차 검안 소견에서 급성 심정지로 확인됐다. 부검 결과를 통해 정확한 사인이 판명될 것으로 보이지만 현재로선 누적된 과로로 인한 사망으로 추정되고 있다.

윤 센터장은 평소 집에 연락하지 않고 야근하는 경우가 많았다. 사망 당시 불이 켜져 있었던 센터장실을 업무보는 것으로 알아 즉시 발견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져 안타까움을 더했다.

이에 대해 최대집 의협회장은 "가족과 주말 내내 연락이 되지 않아도 마치 일상인 것처럼 아무도 걱정하지 않았다는 사실이 더욱 가슴 아프다. 이는 평소 윤 센터장이 얼마나 환자들을 위해 헌신적으로 진료하고 일에 몰두했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라며 애통해했다. 

한편 이번 윤 센터장과 전공의의 안타까운 사망으로 준법진료의 필요성을 더욱 강조되고 있다.

의협에 따르면 우리나라 의사의 평균 진료량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평균의 2.3배에 이른다. 대학병원과 종합병원의 쏠림현상으로 대형병원 근무 의사의 진료량은 더욱 가중되고 있다.

전공의는 근로자이자 수련받는 교육생이라는 이중적 지위 탓에 1주일에 최대 88시간까지 근무하고 있으나 처우는 매우 열악한 실정이다.

최대집 회장에 따르면 대다수 병원 의사들은 근로기준법상 규정된 근로시간이 아닌 사실상 휴식시간 없이 24시간 대기에 주 7일 근무를 하고 있는 실정이며 극히 열악한 노동환경 속에 처해 있다.

최 회장은 "의사가 건강해야 환자가 건강하다. 안전한 진료환경에서 최선의 진료가 나올 수 있다. 다시는 이러한 불행한 사건이 일어나지 않도록 적정한 근무환경 조성이 되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의협은 지난해 11월 근로시간 준수와 의료기관 내 무면허 의료행위 근절 등 준법진료를 선언하고 그에 맞는 가이드라인을 병원급 이상 의료기관에 배포하는 등 올해 안에 준법진료를 정착시킨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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