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원구에 사는 주부 한모씨(여, 42세)는 “남편이 간경화 환자가 된 후 저는 늘 죄인이 된 느낌이었어요. 알코올성 간염이 간경화로 악화되며 입·퇴원을 반복해도 완치가 되지 않자 주변에서는 제가 남편의 건강을 제대로 챙기지 못해 간경화가 왔다며 이제라도 몸에 좋은 것으로 남편의 몸을 보호해 줘야 한다고 했어요. 그러면서 끊임없이 ‘무엇이 좋다더라’, ‘뭘 먹으면 싹 나아진다더라’, ‘나 아는 사람은 이걸 먹고 씻은 듯이 나았다’라는 각종 건강보조식품 및 민간치료요법들이 강요되더라구요”라고 말했다.

40대 남편이 간경화 환자가 된 이후 한모씨는 ‘~이 좋다더라’는 무분별한 정보 때문에 하루도 마음 편할 날이 없다. 이는 꽤 많은 간 관련 질환 환자 가족들이 겪고 있는 일이다. 

간경화의 경우 현재 마땅한 치료법이 없어 의료인(의사 및 한의사)의 전문적인 치료를 거부 또는 불신 하에 건강보조식품이나 민간치료요법을 맹신하는 환자가 많기 때문이다. 여기에 ‘식품은 약이 아니기에 부작용이 없다’는 맹신까지 더해져 수많은 환자와 보호자들을 혼란스럽게 만든다.

하지만 해독 작용을 하는 간에 이상이 있는 만성간질환 환자라면 건강보조식품 또는 민간요법치료 선택에 좀더 신중해야 한다. 간은 재생이 매우 잘 돼야만 하는 장기이기 때문이다. 

간의 재생 능력은 400%로 알려져 있다. 건강한 사람은 간의 일부분을 타인에게 공여해도 시간이 지나면 재생된다. 부분 간 이식 수술이 가능한 이유다. 

하지만 만성간질환 특히 간경화가 발생하면 탁월한 재생능력은 크게 저하된다. 간 기능이 정상 대비 약 10% 남은 상태라고 보면 된다는게 전문가의 견해다. 이 상태에서 치료하지 않을 경우 단기간 내에 생명을 위협할 수 있는 만큼 식품이나 약재의 정확한 선택은 매우 중요하다 할 수 있다. 

김현수 줄기세포 클리닉 김현수 원장은 간경화 환자들의 치료약물 선택에 대해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상당히 많은 내과 의사들은 민간에 전해지는 방법이나 한약을 과용해 상태가 악화된 간경화환자를 자주 만난다. 외부에서 인체에 들어오는 모든 물질들은 간에서 처리되며, 필요시 해독 과정을 거친다. 인체에서 생성되는 독성 물질들 역시 간에서 해독된다. 간경화란 바로 간의 해독 기능에 한계가 왔다는 뜻이다." 

김 원장은 식품이나 약품 사용시 각별한 주의를 당부한다. 그는 "현실적으로 모든 음식을 간에 좋고 나쁜 것으로 구분해가며 선택할 수는 없다. 물론 통상적으로 섭취해 왔던 식품까지 기피할 필요도 없다. 분명한 것은 어떤 한 가지가 좋다고 해서 집중적으로 섭취하면 오히려 만성간경화에 더 위험해질 수 있다는 점"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병원에서 처방되는 약제처럼 단일 성분이라면 상대적으로 그 위험성을 줄일 수도 있지만, 식품이나 자연에서 얻는 약재에는 기본적으로 여러 가지 성분이 복합적으로 들어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또한 간에 유익한 성분이라도 결국 간에서 대사되는 과정을 거치는 만큼 간에 부담을 줄 수 있다. 간경화 환자들은 민간에 전해오는 식품요법이나 약성 식물들의 섭취에 각별히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김 원장에 따르면 최근 간경화 환자들 사이에서  ‘개인 맞춤형 자가 줄기세포 치료’가 관심을 끌고 있다. 김 원장에 따르면 이 치료는 인체면역거부반응의 위험에서 상대적으로 안전한 환자 본인의 줄기세포를 간 동맥에 직접 이식된 줄기세포가 새로운 간 조직으로 재생돼 딱딱했던 간이 말랑해지고 복수가 사라지며 간의 구조적 기능을 개선한다.

김현수 원장은 "우리 몸 안의 각종 세포들로 분화할 수 있는 특수한 능력, 즉 다중 분화능을 가진 줄기세포를 활용해 손상된 간세포를 재생해주는 첨단 치료법은 간이식 수술에 비해 비용이 저렴한데다 치료 직후 바로 일상생활로 복귀할 수도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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