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압이 낮을수록 심혈관질환 위험이 낮아진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분당서울대병원 순환기내과 강시혁 교수팀(전공의 최유정 등)은 한국인을 대상으로 혈압과 심혈관질환 발생의 관련성을 분석해 유럽심장학회지(European Heart Journal)에 발표했다.

지난 2017년 미국심장학회가 고혈압기준을 130/80mmHg로 햐향 조정했지만 대한고혈압학회에서는 기존대로 140/90mmHg를 유지한다고 밝혔다. 우리나라가 미국의 새 기준을 적용할 경우 고혈압 유병률은 50%에 이를 것으로 예측됐다. 2명 중 1명은 고혈압환자라는 것이다.

이번 연구 분석 대상자는 40세 이상 건강보험공단 건강검진 수검자 29만명. 분석 결과, 혈압과 심혈관질환 발생은 비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고혈압 기준보다 낮더라도 혈압이 낮을수록 심혈관질환 위험이 낮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심혈관계 질환 위험도가 가장 낮은 '최적 혈압'은 수축기혈압 90~99mmHg, 이완기혈압 40~49mmHg이었다. 하지만 이보다 낮은 혈압을 가진 인구가 0.22%에 불과해 사실상 거의 모든 인구에서 혈압을 낮추는게 심혈관계 예방에 좋다는 결과가 도출됐다. 

혈압이 너무 낮아도 위험하다는 기존 U-커브나 J-커브 가설을 반박하는 것이다.

강 교수는 이번 연구에 대해 "약물치료를 통해 인위적으로 혈압을 과하게 낮추는 것이 아니라면 국민 대부분에서 혈압 관리를 위한 노력을 지속하는 것이 심혈관 질환 예방에 도움이 된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소금 섭취를 줄이고 담배는 끊으며 체중을 관리하고 꾸준한 유산소 운동을 하는 것 등이 혈압 관리를 위한 대표적 건강 행동으로, 이러한 ‘건강한 생활 습관’을 통해 낮추는 혈압에는 하한선이 없다고 강조한다.

교수팀은 또 혈압과 향후 10년 간의 심혈관계 질환 발생 위험도 예측 결과도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수축기혈압 증가할수록 심혈관계 질환 발생 위험이 비례해 커졌다. 수축기혈압이 같을 경우에는 이완기혈압이 낮을수록 오히려 위험이 증가하는 경우도 많았다.

그림. 향후 10년 간 혈압에 따른 심혈관계 질환 발생 위험(강시혁 교수 제공)
그림. 향후 10년 간 혈압에 따른 심혈관계 질환 발생 위험(강시혁 교수 제공)

이에 대해 교수팀은 성별과 연령에 따라 수축기와 이완기 혈압이 심혈관 질환 유발에 상호 가중치가 다르게 적용된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예컨대 같은 고혈압환자라도 고령자에서는 유병기간이 오래돼 혈관이 딱딱해져 수축기와 이완기 혈압의 큰 차이가 위험인자인 반면 젊은 층에서는 수축기혈압은 높지 않고 이완기혈압만 높아도 심혈관계 질환의 위험인자로 작용하는 것이다.

강 교수는 "이번 연구 결과, 전반적으로 고령층은 수축기혈압이 130mmHg 이상인 경우에, 그리고 청년층은 수축기 이완기가 130 이상, 90 이상인 경우에 위험도가 높았다"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약물 등 고혈압 치료가 필요한지 여부는 다양한 변수로 결정되는 만큼 건강검진 후 상담 권고를 받는 경우 전문의에게 진료를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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