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료 힘들어 항생제 내성으로 착각 쉬워
다른 균 함께 있는 경우는 24%에 불과

비결핵항산균 폐질환이 잘 치료되지 않는 이유는 새로운 균이 지속적으로 유입되고 있기 때문이라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삼성서울병원 호흡기내과 고원중 교수 연구팀은 난치성 비결핵항산균폐질환의 배양균을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미국 흉부학회 학술지 호흡기 및 중환자의학(American Journal of Respiratory and Critical Care Medicine)에 발표했다.

감염병이 잘 치료되지 않는 대표적인 이유는 항생제 내성균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비결핵항산균 폐질환은 항생제 내성이 드문데도 불구하고 치료가 어려운 이유가 명확하지 않았다.

연구팀은 10년간(2002년 1월~2013년 12월) 삼성서울병원에서 치료받은 환자 49명으로부터 배양된 500개 이상의 비결핵항산균 특징을 유전자 분석했다.

그 결과, 기존 감염균을 보유하면서 내성을 보인 환자는 전체 27%(13명)에 불과했고, 나머지 73%(36명)은 유전자 특징이 전혀 다른 새로운 균에 감염된 것으로 밝혀졌다. 

이들 가운데 49%(24명)에서는 전혀 다른 균만 있었고, 24%(12명)에서는 기존 균과 함께 다른 균이 함께 있었다.

환자가 새로운 균에 다시 감염되기까지 걸린 시간은 치료시작한 지 평균 12개월 걸렸으며, 25%는 6개월 이내였다. 치료가 늦어 항생제 내성이 생겼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원인은 새로운 감염이었던 것이다.

고 교수는 "비결핵항산균은 정수 처리해도 살균되지 않을 정도"라며 "만성폐질환 환자라면 온수로 샤워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다고 할 만큼 환자의 건강을 위협한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비결핵항산균에 대한 관심과 더불어 일상 환경에 얼만큼 퍼져있는지 정확한 실태조사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비결핵항산균은 결핵균과 나병균을 제외한 항산균(抗酸菌)을 말하며, 현재 150여종에 이른다. 하천과 수돗물, 토양 등 자연환경에 널리 분포하며, 국내에서는 마이코박테리움아비움 복합체(mycobacterium avium complex)라는 균이 가장 많다. 

폐질환을 주로 유발하며 증상과 징후가 비특이적이고, 경과를 예측하기 어렵다. 일부 환자는 병의 진행 경과가 빨라 방치할 경우 1~2년 내에 폐가 망가져 사망하기도 한다. 기관지확장증 등 만성폐질환이 있다면 더욱 조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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