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개발한 루닛인사이트, 정확도 최대 96%
치료법 알려주는 IBM왓슨과 달리 직접 영상판독

서울대병원이 1월부터 영상판독에 인공지능(AI)를 도입한다.

병원은 4일 소프트웨어 개발사인 루닛과 공동개발한 루닛 인사이트라는 인공지능 기반 영상판독 보조시스템을 가동한다고 밝혔다.

이 시스템은 서울대병원과 보라매병원 국립암센터, 그리고 미국UCSF(캘리포니아 샌프란시스코대학병원)에서 성능 검증을 받았다. 지난해 8월에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인공지능 기반 영상분석 의료기기로 승인받았다.

서울대병원에 따르면 기존 인공지능 IBM왓슨 포 온콜로지는 발표된 논문을 기반으로 적합한 치료법을 추천해 주는 시스템이다. 즉 일종의 검색 프로그램 형태인 반면 루닛 인사이트는 소프트웨어가 직접 영상을 판독해 특별한 소견을 밝히는 의사결정 보조시스템이다.

병원의 의료영상정보시스템(PACS)에 탑재되는 이 시스템은 흉부엑스선 검사 영상에서 폐암 혹은 폐 전이암으로 의심되는 점을 의사에게 알려주고, 의사는 이를 참고해 자칫 놓칠 수 있는 폐암을 조기 진단할 수 있게 된다.

루닛 시스템은 양질의 영상 데이터와 독자적인 딥러닝 기술을 이용하는 만큼 크기가 작거나 다른 장기에 가려져 놓치기 쉬운 폐암 결절도 정확하게 찾아내는 역할도 한다.

서울대병원에 따르면 이 시스템의 판독 정확도는 악성 폐 결절 분류에서는 92~96%, 일반 폐결절 유무의 경우 83~92%였다. 분류는 존재 여부만을 파악할 수 있는 반면 유무는 존재여부와 위치판단까지 가능하다.

서울대병원 영상의학과 구진모 교수는 "AI가 흉부 영상판독 보조기능으로 환자 진료에 본격적으로 적용되는 첫 번째 사례"라며 "의료 혁신의 신호탄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서울대병원이 의료영상분야 학술지 방사선학(Radiology)에 발표한 연구에 따르면 소프트웨어 활용시 흉부 엑스선 폐암 결절 판독 정확도가 높아졌다.

이 연구의 대상자는 내과의사 3명, 영상의학과 전공의 6명, 전문의 5명, 흉부전담 전문의 4명 등 총 18명. 이들과 인공지능 소프트웨어의 판독 정확도는 각각 77~94%와 91%로 나타났다.

일반 폐결절 유무의 경우는 각각 66~86%와 89%였다. 의사가 인공지능의 도움을 받아 판독할 경우, 악성 폐결절은 최대 14%, 일반 폐 결절의 경우 19%의 판독능력 향상이 확인됐다. 

영상의학과 박창민 교수는 "흉부 엑스선 영상은 중요한 검사이지만 폐암에 대한 판독 정확도는 높지 않았다"면서 "이번 인공지능 기술을 사용하게 되면, 폐암 진단 정확도를 높여 진료의 질과 효율성 모두를 향상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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