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도 정신 건강의 문제로 진료 받은 환자는 총 177만 명이다. 이 가운데 우울증은 51만여 명으로 불안장애(35만명), 수면장애(13만명)에 비해 압도적으로 많았다. 

우울증은 정신과의 감기라고 표현할 만큼 살면서 누구나 한번쯤은 찾아오기 쉬운 문제이다 보니 이같은 통계 결과는 특별히 이상하지 않다.
 
감기는 증상이 경미할 경우 충분히 휴식하면 대부분 회복되지만, 몸이 쇠약하나 감기를 쉽게 여겨서 방치하고 계속 과로하는 경우에는 폐렴 등의 합병증으로 심각한 상황을 초래할 수가 있다. ‘정신과의 감기’인 우울증 역시 그와 같다고 전문가들은 설명한다. 

대부분의 우울증은 가벼운 우울감이 잠깐 나타났다가 회복되지만, 어떤 경우에는 우울한 기분, 무기력증, 만성피로, 불면증, 기면증과 비슷한 과다수면, 과식증 등의 증상이 오랜 기간 지속돼 기본적인 자기관리조차 못하게 된다. 

또한 무언증, 긴장증 등 정서적인 문제 외에도 심한 통증 등의 더 많은 신체적 질환을 동반해 정상적인 일상생활을 수행하지 못하게 할 수도 있고, 더 나아가서는 극단적으로 자살을 선택하기도 해서 개인적으로나 사회적으로 커다란 손실을 가져오기도 한다고 한다.

모든 문제에서 사후 조치보다는 예방이 가장 좋은 대처 방법이다. 우울증도 예외가 아니다. 우울증이 의심된다면 초기에 적극적으로 치료를 도모하여 심각한 상태에 이르지 않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 

그런데 우울증의 경우 초기에 찾아내기가 어려울 수도 있다고 한다. 휴한의원 인천점 박천생 원장은 "너무 힘든 현실을 마주하면 누구나 고민이 깊어져서 죽고 싶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그렇다고 다 우울증에 시달리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우울한 기분 또는 모든 일에 전혀 의욕이 없는 상태가 2주 이상 지속 된다면 우울증에 대한 진단과 치료가 필요할 수 있다"고 말한다. 
 
우울한 기분, 슬픈 기분 등의 감정적인 면의 전형적인 우울증 증상은 발병 초기에는 잘 드러나지 않거나 환자 스스로 우울증을 부인하는 경우가 있을 수 있다. 

과도한 식욕항진이나 식욕저하, 수면장애, 체중의 변화, 통증에 대한 과민감과 같은 신체적 문제나 주의집중력의 저하, 초조함, 긴장감, 피로감, 무가치감, 죄책감, 현실에 대한 과도한 부정적 평가, 자살에 대한 생각 등으로 사회적 능력이 현저히 떨어진 모습 등도 우울증 초기 증상일 수 있는 만큼 면밀한 관찰이 필요하다고 박 원장은 강조한다. 

우울증 초기증상의 진단이 어려움에 대해 박 원장은 "특히 아동과 청소년의 우울증 초기증상은 무력감이나 우울한 기분, 슬픈 모습과 달리 오히려 과도하게 명랑한 모습, 과잉행동 등을 보이고 예민하게 굴거나 식욕부진, 가슴 두근거림, 피로감, 복통, 어지러움 등의 검사 상 특이소견이 없는 신체적인 문제를 호소하기도 하는데, 이게 바로 속칭 가면우울증일 수 있기에 더욱 세심한 진료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한의학에서는 기울(氣鬱), 울화(鬱火), 탈영실정(脫營失精) 등의 범주에서 우울증을 찾아볼 수 있으며, 부정적 감정에 대한 조절 능력을 강화하는 치료는 우울증을 극복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고 한다. 

우울증에 대한 한의학적인 치료는 수면장애, 만성피로감, 만성통증 등과 같은 비전형적인 우울증 초기증상에도 더욱 좋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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