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자가 가장 많은 50대에서는 남성이 여성보다 우울증에 걸릴 위험이 2배 높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원장 조흥식)은 중고령층의 은퇴가 정신건강 및 인지기능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해 보건복지 이슈 앤 포커스에 발표했다.

분석 대상 데이터는 한국고령화패널조사 1~6차 자료. 은퇴의 정의는 본격적인 소득활성을 그만두고 지금은 일을 하지 않고 있으며 앞으로도 특별한 변화가 없는 한 일을 할 의사가 없는 상태로 정했다.

우울증 평가 척도인 CES-10으로 평가한 결과, 50대 후반과 60대 이후 2개 집단의 지표 차이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은퇴자에 비해 계속 근로하는 사람의 인지기능은 완만하게 감소했다. 성별에 따른 은퇴 후 정신건강·인지기능 변화에는 크기 차이는 있지만 모두 부정적인 방향으로 나타났다. 특히 남성의 경우 은퇴 직후 우울증에 걸릴 가능성이 여성에 비해 2배 이상 높았다.

결과적으로 은퇴는 우울증 발생 가능성을 높이고 주관적 건강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보여준다고 연구는 설명한다. 또한 은퇴 후 재근로가 우울증 발생 가능성을 낮추고 주관적 건강과 인지기능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연구는 중·고령층의 정신건강 및 인지기능 악화를 막기 위해서는 의료 영역의 역할 뿐만 아니라 사전 예방적 차원에서 은퇴 후 생산 및 사회활동 참여를 유도하는 다양한 정책을 확대해야 한다는 점도 시사하고 있다.

현재 이러한 정책은 개인의 노력이나 민간시장에 의존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기존 은퇴자에 비해 상대적으로 고학력에 사회 및 생산활동 욕구가 높은 베이비붐 세대가 은퇴로 진입하고 있어 기존 지원 활동은 정신건강과 인지능력을 유지하거나 악화 속도를 늦추기에는 부족하다고 연구는 지적한다.

아울러 지금은 경제적인 이유로 일해야 하는 중고령층 비율이 여전히 높지만 점차 삶의 보람이나 일을 통한 사회참여, 사회적 공헌을 목적으로 생산활동을 희망하는 비율도 증가하고 있는 만큼 이들의 선택지를 넓혀 줄 수 있는 정책 지원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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