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성모병원이 간과 신장을 동시에 이식하는 고난도 수술에 성공했다.

서울성모병원 마취통증의학과 채민석(1저자)·허재원(교신저자) 교수팀은 장기이식센터(센터장: 양철우 교수)의 간이식팀 김동구·유영경·최호중(간담췌외과) 교수와 신장이식팀 윤상섭·박순철(혈관이식외과), 조혁진(비뇨의학과) 교수는 동시 장기이식 수술 중 환자의 마취 관리 매뉴얼이 없는 상황에서 간과 신장의 동시이식 사례를 이식회보(Transplantation Proceedings)에 발표했다.

해당 환자는 수술 전 심장기능이 저하되어 심한 좌심방 확장 및 좌심실 비대 상태로 위험한 상황이었다.

수술팀은 간을 먼저 이식했다. 우려대로 재관류증후군이 발생했다. 기존 매뉴얼대로 심장기능을 살리는 에페네프린을 사용했지만 오히려 위험해지기만 했다.

채민석 교수팀은  중심정맥관을 통해 혈액을 빼, 심장의 크기가 정상보다 커져 위험해진 환자의 심장기능을 정상으로 하기 위해 응급사혈요법을 선택했다. 다행히 환자의 심장기능이 회복됐다.

이어진 신장이식은 더 까다로운 상태다. 혈액불일치형인데다 심장기능이 심하게 떨어진 환자의 적절한 수액요법 매뉴얼도 없는 상태.

의료진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 신장만 단독으로 하는 수술법과 다른 수액요법을 결정했다. 환자가 신장 이식 수술을 다 마칠 때까지 환자가 갖고 있던 수액 양 만큼만 유지하도록 정확하게 수액을 공급한 것이다.

단독 신장이식술 처럼 신장 이식편 문합 전에 많은 양의 수액을 투여하면 이식된 간에 부종을 초래해 간기능 회복이 떨어질 수 있고, 결국 환자 수술 후 예후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마취과 전문의로서의 판단이었다. 

환자는 총 12시간 30분이라는 장시간 수술 끝에 중환자실에 입원했으며 수술 후 7일째 일반병동으로 옮겼으며, 수술 후 6개월이 지난 지금 건강한 생활을 하고 있다.

이번 수술의 성공 비결은 이식 외과의사의 술기 뿐만 아니라 고도의 마취관리였다. 채 교수는 "여러 장기를 동시에 이식하는 환자의 마취 관리 지침은 세계적으로 드물기 때문에 복잡한 환자의 병태 생리 상태에 맞춰 세심하고 적절하게 이식된 장기의 기능 손상을 막고 회복될 수 있도록 여러 혈역동학적 마취 관리에 대한 전문 지식을 갖추어야 한다"고 밝혔다.
 

저작권자 © 메디칼트리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