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궁근종을 앓고 있다고 해서 더 이상 새삼스럽게 여기거나 숨기는 여성은 드물다. 최근 질환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며 자궁근종은 ‘적극 치료하면 되는 여성질환’으로 여겨지는 추세다.

자궁근종은 자궁에 생기는 일종의 양성종양을 말한다. 김하정 민트병원 자궁근종통합센터 원장은 “자궁근종은 가임기여성 10명 중 3~5명이 갖고 있으며, 월경과다 이외에는 특징적으로 나타나는 증상이 거의 없다”며 “근종을 갖고 있어도 모르고 지나가는 여성도 적잖고, 주로 임신 전후 산전·산후검사, 자궁경부암 국가검진 시 근종의 존재를 알아차린다”고 말했다.

최근엔 기존 치료법인 자궁적출술 대신 자궁근종 하이푸·자궁근종 색전술 등 다양한 비수술적 치료법이 등장하며 스스로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 적극 치료에 나서는 분위기다. 이 중 자궁근종 하이푸치료는 인체에 무해한 고강도집적초음파를 조사해 종양을 괴사시키는 치료법이다. 바늘조차 쓰이지 않아 선호도가 높다. 자궁근종 색전술도 미세침습 후 근종으로 향하는 혈류를 차단해 종양을 쪼그라뜨리는 원리를 쓴다.

문제는 치료시기를 언제 잡느냐다. 자궁근종 치료가 아무리 간단해졌다고는 하지만, 수술 직후 곧바로 일상생활에 나설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아예 바늘이 쓰이지 않는 하이푸 치료라도 하루 이틀 정도는 병원에서 안정하는 게 좋다.

이렇다보니 아이들을 키우는 엄마들은 자궁근종으로 진단받아도 ‘언제 이를 제거해야 하나’ 고민에 빠지기 마련이다. 자궁근종이 호발하는 연령 특성상 아직까진 초등·중등·고등생 학부모가 환자 대부분을 차지한다. 초등학생 어린 자녀들이 있는 엄마들은 ‘아이 케어’ 때문에, 고등학교 자녀를 둔 엄마들은 아이들의 학업에 신경을 쓰게 만들까봐 치료를 망설인다.

이렇다보니 엄마들은 주로 겨울방학을 선호한다. 초등학생 아이들의 등하교 부담이 줄고, 고등학생은 학업에서 잠시나마 한시름 덜 수 있어서다. 

서울 송파구 잠실에 거주하는 주부 박모 씨(39)도 이번 겨울 자궁근종 치료를 결심했다. 그는 “지난해부터 갑자기 빈혈이 심해졌는데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며 “점점 어지러움증이 심해져 내과를 찾았는데 의사가 산부인과를 보내더라. 당시에는 의아했는데 알고 보니 자궁근종으로 인한 월경과다가 원인이었다”고 말했다.

박 씨는 초등학생 남매를 챙기느라 자신의 몸도 돌볼 새가 없었다. 아이들 등하교 케어부터 식사, 과외활동까지 챙기다보면 병원은 뒷전일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정도가 심해지자 결국 겨울방학을 통해 짬을 내 치료받기로 결심했다. 아이들을 태우고 집으로 돌아오다가 머리가 핑했던 기억에 아찔해서다.

진료 결과 박 씨는 자궁근종 하이푸 치료로 충분히 호전될 수 있는 케이스였다. 근종의 크기가 아주 크지 않고, 치료받기에 용이한 곳에 근종이 자리잡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는 “2박 3일이라는 짧은 시간 안에 치료를 마칠 수 있다니 다행”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김재욱 민트병원 자궁근종통합센터 원장은 성공적인 자궁근종치료 결과의 기본은 ‘정확한 진단과 다학제적 진료’라고 설명한다. 

그는 “자궁근종 하이푸나 색전술은 모두 장단점을 갖고 있는 우수한 치료법”이라며 “다만 환자별로 자궁근종의 위치나 타입이 다양한 만큼 단 한가지 치료만으로 모든 근종을 치료할 수 없으며 여러 치료법을 각각의 상황에 맞게 적절히 선택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근종의 위치, 모양, 속성 등에 따라 의사가 치료법을 유연하게 적용해야 만족도 높은 치료결과에 도달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민트병원의 경우 산부인과·영상의학과 등 다양한 진료과 의료진의 협진을 통해 환제에게 가장 적합한 맞춤치료를 시행하고 있다. 따라서 한가지 치료뿐 아니라 하이푸·색전술 등 다양한 치료법을 적용 가능하다. 이뿐 아니다. 공장에서 찍어낸 듯 똑같은 처방이 아닌 워킹맘·주부 등 라이프스타일과 상황에 따른 수술법과 치료스케줄을 제안해 안심하고 치료에 나설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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