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노벨 생리의학상 수상의 영예는 생체시계를 통제하는 분자 메커니즘을 발견한 제프리 홀 , 마이클 로스바쉬, 마이클 영 박사에게 돌아갔다. 이들은 서카디안 리듬이라고 부르는 생물체 의 생체 주기에 대해서 연구를 진행했는데, 쉽게 말해 우리의 몸에는 외부의 시간을 인지하고  그에 맞게 몸의 상태를 조절하는 기능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가령 사람이 시간을 알 수 없는 차단된 공간에서 지내면 지금이 몇 시인지는 알기 어렵지만, 내  몸은 거의 24시간에 가깝게 호르몬과 신진대사를 조절하는 능력이 있다는 것을 밝혀낸 것이다.  따라서 우리는 평소 잠에 들던 시간대가 되면 몇 시인지 알지 못해도 졸리면서 자고 싶은 느낌이 들게 된다.

하지만 교대근무나 야간근무 같은 직업적인 이유로 인해서 수면시간이 불규칙한 사람들은 이러한 생체시계가 혼란을 겪게 된다. 시차가 크게 나는 해외를 다녀오면 시차 적응에 어려움을 겪듯이 수면시간이나 근무시간이 불규칙하게 되면 입면이 힘들어질 수 있다. 생체 시계가 24시간 을 일주기로 삼고 수면과 각성을 조절하게 되는데 잠자리에 드는 시간이 날마다 다르면 입면에 이르게 하는 기능이 저하될 수밖에 없다.

휴한의원(마포) 강민구 원장에게 생체시계 혼란에 의한 불면증에 대해서 들어보았다. “한의학 에서도 예전부터 일주기 리듬에 관한 수면 관리법에 대해 인지하고 있었다. 가장 오래된 한의학 서적으로 꼽히는 황제내경의 [소문·생기통천론]에 따르면 ‘양기(陽氣)는 낮 동안에는 인체 외부를 주관하니 해 뜰 녘에 사람의 기운이 생겨나서 한낮에는 양기가 융성해지고, 해가 서녘에 가면 양기가 이미 허해져서 기(氣)의 문이 이제 닫힌다. 이런 고로 저녁에는 거두어 막아야 하니 근골을 요동치지 말아야 하고 안개와 이슬을 맞지 말아야 하니, 이 세 시간대의 흐름에 거스르게 되면 형체가 피곤하고 깔아지게 된다.’고 하였다. 쉽게 말해 사람의 기운 흐름은 일주기와 궤를 같이하고 있으니 하루의 흐름을 거스르지 말라고 선조들이 항상 일컬어 왔던 것이다.  하지만 직업적인 이유로 입면 시간이 불규칙해지면서 수면에 어려움을 겪는 사람이 늘어나고 있 는 상황이다.”

강원장은 일주기 리듬의 불균형에 의해 발생한 불면증 환자들의 치료와 관리법에 대해서 이같이 설명한다. "2017년 GUO 등이 발표한 논문 ‘Effect of Acupuncture at Points in Heel  Vessel...(중략)에 따르면 ‘조해’와 ‘신맥’이라는 혈자리에 침치료를 하면 일주기 리듬을 조절하는 체내 변화를 일으켜 일주기 리듬 불균형으로 인한 불면증 환자의 치료에 활용할 수 있다는 결과를 얻었다. 여기서 ‘조해’는 음교맥, ‘신맥’은 양교맥의 혈자리라 하여 예로부터 신진대사 조절과 수면 관련한 증상에 활용하던 혈자리로 한의학적 치료 목표와 실제 치료  효과가 일치했던 것이며, 자신의 체질과 증상에 맞는 한약 치료와 침 치료를 병행한다면 근무시간 변동으로 갑자기 발생한 입면장애를 치료하는데 효율적이다."

강 원장은 또 가급적 비슷한 시간대에 잠자리에 들도록 노력하면서 평소 햇볕을 많이 쬐는 생활습관도 굉장히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기획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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