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레스가 많거나 요리를 많이 하는 여성에서 폐암위험이 높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대한폐암학회 연구위원회가 2년간 전국 10개 대학병원에서 여성폐암환자(비흡연 478명, 흡연 459명) 대상 설문조사 결과를 17일 발표했다.

조사 항목은 총 70개로 육체적·정신적 스트레스, 운동량 등의 건강정도 외에도 주방환경, 취사연료, 요리종류, 머리퍼마와 염색 등의 여성에서 익숙한 생활패턴도 포함됐다.

조사에 따르면 심리적 스트레스를 1주일에 4일 이상 받는 여성은 그 이하인 여성에 비해 폐암 발생률이 1.5배 높았다.

환기시설이 열악한 공간에서 요리하는 여성은 그렇지 않은 여성에 비해 1.4배였다. 요리시 눈이 자주 따갑거나 시야가 흐려질 정도로 환기가 안되는 곳에서 요리할 경우는 각각 5.8배와 2.4배 높아졌다.

특히 튀김이나 부침 요리 등 기름을 많이 사용하는 요리에서 발생률이 높았다.

배우자가 흡연자일 경우 간접흡연에 노출되면 폐암위험이 2배였으며, 배우자 흡연량에 비례해 높아졌다. 그리고 아파트 보다는 단독주택에서, 그리고 가습기용 세제를 사용하는 경우 폐암 발생 위험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취사 연료는 큰 영향을 주지 않았다.

최근 이슈가 된 라돈 역시 여성폐암의 원인으로 지적됐다. 학회는 건강보험공단 빅데이터를 활용해 비흡연여성폐암의 원인을 분석했다.

대상자 600만명을 12년간 추적관찰한 결과, 약 4만 5천명에서 폐암이 발생했다. 

라돈농도가 세계보건기구(WHO) 및 환경부 노출 권고기준으로 증가할 수록 폐암발생률이 증가했다.

이 연구를 조사한 가톨릭의대 직업환경의학과 명준표 교수는 "비흡연자라도 라돈에 노출된 여성은 폐암에 걸릴 수 있다. 현재 노출보다 과거 실내공기 중 라돈노출이 높은 점을 고려할 때 과거 노출이 원인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학회에 따르면 2015년 기준 국내 여성폐암환자는 7천 2백여명으로 이들의 약 90%는 흡연경험이 없다.

대한폐암학회와 중앙암등록본부의 공동연구에 따르면 한국여성 폐암환자의 특성은 흡연력 유무에 따라 증상과 병기, 세포형태, EGFR돌연변이 여부, 치료법에 큰 차이를 보였다.

즉 비흡연여성은 흡연여성에 비해 무증상(17.7% 대 9.8%), 1기 조기폐암(41.1% 대 27.1%), 선암이 많았다(80.2% 대 39.1%). 그리고 EGFR돌연변이 빈도(48.9% 대 32.5%), 수술치료(48.5% 대 28.6%)도 많았다.

한편 대한폐암학회는 이달 26일 건국대병원에서 비흡연여성폐암 홍보를 위한 비흡연여성폐암 캠페인을 개최하고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저작권자 © 메디칼트리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