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미국심장학회와 심장협회가 고혈압 진단기준을 기존  140/90mmHg 이상에서 130/80mmHg 낮춘 가운데 국내에서는 기존 기준을 적용하고 있다.

하지만 수축기와 이완기혈압을 각각 10mmHg 낮추면 심혈관질환 발생 위험을 21% 줄어든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분당서울대병원 순환기내과 강시혁 교수팀은 2013∼2015년 국민건강영양조사에 참여한 30세 이상의 성인 1만 5천여명의 데이터를 분석해 미국 가이드라인 적용시 예상 결과를 사이언티픽 리포츠(Scientific Reports)에 발표했다.

연구에 따르면 새 진단기준 적용시 한국인의 고혈압 유병률은 기존 30%에서 50%로 크게 증가했다. 또한 목표혈압으로 조절되는 고혈압 환자의 비율도 60%에서 16%로 급감했다.

하지만 고혈압 증상이 심하거나 심혈관질환 등의 합병증이 진행돼 약물치료가 필요한 환자는 29%에서 35%로 약간 증가하는데 그쳤다.

연구팀은 "결과적으로 고혈압 유병률은 약 19%포인트 증가하지만 그 중에서 약물치료가 필요한 환자는 약 6%, 나머지 13%는 '고혈압으로 분류되나 약물치료가 아닌, 건강한 생활습관이 권고되는 사람'에 해당된다"고 해석했다[그림].

그림. 고혈압 진단기준에 따른 고혈압 유병률·조절율 변화
그림. 고혈압 진단기준에 따른 고혈압 유병률·조절율 변화(분당서울대 제공)

연구팀은 또 고혈압환자를 11년간 추적 관찰한 결과, 목표혈압을 130/80mmHg 이하로 유지한 환자는 140/90mmHg 이하로 조절한 환자보다 심혈관질환 발생 위험이 21%나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결과의 포인트에 대해 "고혈압 환자들이 본인의 목표 혈압을 보다 철저하고 적극적으로 관리할 경우, 고혈압뿐만 아니라 심혈관질환의 발생 위험도 낮출 수 있다는 객관적 근거를 마련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강시혁 교수는 "미국의 새 가이드라인은 고혈압 인식을 높이고 식습관 및 운동을 통한 예방과 비약물적 치료의 중요성을 강조하기 위한 것"이라면서 "최적 수치인 120/80mmHg을 유지하는데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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