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부터 아이가 방에서 늦게 나오는 바람에 종종 지각을 한다. 화장실에 들어갔다가 나오지를 않는다. 아이의 행동이 우왕좌왕하면서 뭔가 자연스럽지가 못하다.

이런 경우를 접한 부모들은 대부분 아이를 채근할 것이다. 하지만 이런 상황에서 눈여겨봐야 할 질환이 있다. 그것은 바로 '소아강박증'이다.

휴한의원(부천) 전창환 원장은 소아강박증에 대해 이렇게 설명한다. "학교에 갈 때 옷을 입는 순서와 방식에 대한 강박증이 있는 어린이는 자신이 만족할 때까지 옷을 입고 벗는데 많은 시간을 허비한다. 청결 강박증이 있으면 손을 반복해서 씻고 때론 비누로 과도하게 여러 번 씻는다. 피부가 벌겋게 헤지도록 몇 시간 동안 씻어야만 하는 고통은 이루 말할 수 없다."

이밖에도 숫자 강박이 있는 아이는 특정 행동시 정해놓은 숫자만큼 해야만 한다. 버스를 타고 갈 때도 보이는 모든 숫자를 완벽히 다 읽어야 한다는 불안감으로 고통스러워하기도 한다.

본인이 정해놓은 방식이나 횟수대로 행동하 기 때문에 매우 어색해 보이기까지 한다. 하지만 본인도 자신의 행동이 어이없고 부끄럽기 때문에 부모에게 먼저 말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아이의 행동을 눈여겨봐야 하는 이유다.

강박증(강박장애)은 강박사고와 강박행동으로 나뉜다. 어떤 생각, 장면, 충동 등이 반복해서 떠오르고 이로 인해 불안감을 느끼는 것이 강박사고다. 이러한 불안을 없애거나 상쇄시키기 위해 특정 행동을 하는게 강박행동이다. 모두 본인이 원하지 않지만  어쩔 수 없이 끌려다날 수 밖에 없는 만큼 매우 고통스러워 한다.

최근에는 강박스펙트럼이라는 개념도 도입됐다. 틱장애(뚜렛증후군), 모발뽑기장애(발모광), 신체이형장애, 피부뜯기, 수집벽(쓸데없는 물건모으기) 등이 이에 해당이 된다. 이들의 공통점은 반복적인 사고나 행동을 보이는 질환이며 원인, 임상 양상, 치료에 대한 반응이 서로 유사하다.

전 원장에 따르면 소아강박증은 성인과는 달리 남자 비율이 조금 더 높다. 불안과 완벽주의 성향을 중심 축으로 해서 강박증이 만들어지기 때문에 치료도 이런 부분을 고려하면서 강박증의  양상을 파악해서 치료해야 한다.

이를 위해 한약, 침, 생기능자기훈련, 부항, 경추교정, 약침, 상담, 인지 행동치료(탈감작요법) 등이 복합적으로 이뤄진다.

소아강박증을 한의학적 방식을 치료한 경우에도 충분히 효과를 볼 수 있다. 소아 강박증상은 불안장애, 틱장애(뚜렛증후군), 우울장애,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ADHD) 등이 동반되는 경우가 많은 만큼 세심하게 살펴야 한다.

가정에서는 아이가 이상한 행동을 한다고 나무랄 게 아니라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잘 살펴서 빨리 치료하는게 자녀의 올바른 정서발달을 위해서도 필요하다고 전 원장은 조언한다.

<기획팀>

저작권자 © 메디칼트리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