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부암의 일종인 편평상피암에 인유두종바이러스(HPV) 백신이 효과적이라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미국 마이애미대학 피부과 안나 니콜스 박사는 9가 HPV백신을 종양에 직접 투여한 결과, 여러개의 종양이 모두 사라졌다고 미국의사협회지에 발표했다.

편평상피암은 피부암 중에서 2번째로 많다. 표준치료는 수술이지만 그렇지 못할 경우나 병변이 여러개인 환자에는 치료법이 제한돼 있다.

니콜스 박사에 따르면 최근 HPV가 편평상피암에 관여할 가능성이 여러 연구에서 나타나고 있다.

이번 연구 대상자는 면역능력이 있는 90대 여성환자로 오른쪽 다리에 통증이 없는 여러 큰 종양을 갖고 있었다.

병리조직학적 및 면역조직화학적 검사에서  기저세포암과 편평상피암의 양쪽 특징을 가진 악성도 높은 편평상피암으로 확인됐다.

환자가 고령임을 감안해 수술 대신 9가 HPV백신 치료를 결정했다. 1년간 치료한 다음 약 15개월간 추적관찰했다.

우선 9가 HPV백신을 6주 간격으로 2회 근육에 투여했다. 그리고 3주 후 가장 큰 종양 3개를 골라 2.5mL 생리식염수로 희석한 백신(0.5mL)을 종양에 직접 투여했다. 이후 8개월간 동일 용량의 백신을 종양에 3회 투여했다.

그 결과, 종양에 2회 투여한지 2주가 지나자 종양 크기와 개수가 모두 줄어들었다. 또한 첫번째 종양내 투여 11개월 후에는 임상적으로나 조직학적으로 편평상피암이 남아있다는 증거는 없었다. 부작용은 백신 투여 당일 경미한 통증 뿐이었으며 전신성 부작용도 없었다. 

니콜스 박사는 이번 증례에 대해 "9가 HPV백신을 전신투여와 종양투여 동시에 실시하면 여러 편평상피암이 완전히 사라진다는 사실을 보여준 최초의 연구"라면서 "확실한 효과가 나타났기 때문에 추가 치료는 필요없다"고 말한다.

한편 이번 증례에서는 백신을 직접 투여하지 않은 종양도 사라진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대해 니콜스 박사는 "백신이 국소에서 확산돼 효과를 발휘했을 수도 있고, 백신이 면역시스템을 통해 메커니즘에 영향을 주었을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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