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아산병원이 생체간이식 5천례를 돌파했다.

이 병원 간이식·간담도외과 이승규 교수[사진]팀은 지난 8월 2일 말기 간경화 환자에 아들의 간 일부를 이식하는데 성공해 세계적인 대기록을 세웠다. 

지난 1994년에 국내 처음으로 생체간이식을 시행한지 24년만으로 이 기록에는 2명에서 간을 이식받는 2대 1 생체간이식례도 들어있다.

8일 오전 현재 이 교수팀은 말기 간경변환자에게 형제 2명의 간을 이식하는 2대 1 생체 간이식에도 성공해 500례를 돌파했다.

1992년에 시작한 뇌사자 간이식 1,023례까지 포함하면 이 교수의 간이식 수술 건수는 총 6천례가 넘는다.

서울아산병원의 간이식은 횟수 뿐만 아니라 성공률 역시 97%로 가장 높다. 간기증자 역시 사망은 물론 심각한 합병증이 전혀 없었다.

미국 UCSF(캘리포니아대학 샌프란시스코)병원 낸시 애셔 교수는 지난 중국에서 열린 중국이식학회에서 미국의 간이식 1년과 5년 생존율은 각각 87%와 70%다.

특히 뇌사자 간이식이 95%인 미국에 비해 서울아산병원은 고난이도 기술을 요하는 생체간이식이 80%를 차지한다. 

그런만큼 서울아산의 간이식 생존율 97%는 질적인 면에서도 다른 나라를 압도한다.

이러한 결과를 얻는데는 말기 간질환 환자를 살리기 위한  대한민국 외과 의사의 집념이 바탕이 됐다.

2대1 생체간이식 수술이라는 독창적인 수술 방법도 여기에서 나왔다. 2대1 생체간이식 개발 전에는 기증자 간의 좌·우엽의 비율이 기준에 맞지 않거나 지방간이 심한 경우, 그리고 수혜자 체격에 비해 기증 간이 작으면 기증자 한 명으로 간이식 수술이 불가능했다.

기증자 조건에 맞지 않아 생체간이식 수술이 불가능했던 말기 간질환 환자들에게 기증자 2명의 간 일부를 각각 기증받아 한 명의 수혜자에게 동시에 이식하는 2대 1 생체 간이식은 기존의 생체간이식 수술법으로는 생존할 수 없었던 말기 간질환 환자의 생명을 구할 수 있는 시대를 열었다.

2대 1 생체간이식은 2명의 기증자 간 절제술과 수혜자 수술 즉 3명의 수술이 동시에 진행돼야 한다. 수혜자에게 2개의 간을 이식하는 만큼 수술 과정이 기존의 1대1 생체간이식에 비해 훨씬 복잡하다.

수술시간이 15~16시간에 이르고 최대 24시간 이상 진행된다. 수술이 필요한 외과의사만 12명에 이른다. 이밖에 마취통증의학 의사 3명에 수술실 간호사 15명, 회복실 간호사 6명 등 투입되는 의료진은 총 30여명에 이른다. 중환자실, 의료장비 등은 필수다. 2대 1 생체간이식이 '꿈의 수술'로도 불리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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