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희롱과 관련해 현재 국내에서 뜨거운 이슈 가운데 하나인 미투운동. 일부 대학병원에서도 지적된 이 문제에 대해 현직 교수가 해결책을 제시했다.

강동경희대병원 심장내과 박창범 교수[사진]는 대학병원내 성희롱은 직장과 학교의 복합적인 양상을 띠고 있다고 설명한다.

대학병원은 의과대학 및 대학원생의 교육 뿐만 아니라 전공의를 전문의로 양성시키는 교육기관이자 환자를 진료하는 직장 역할을 수행한다. 

교수는 진료하는 전문의임과 동시에 전공의를 가르치는 교육자이고, 전공의도 피교육자임과 동시에 환자를 보살피는 근로자의 이중적 신분이기 때문이다.

박 교수는 대학병원 내 성희롱이 근절되지 못하는 이유를 5가지로 분류한다. 

즉 △직장 내 성희롱처럼 인권문제와 노동문제이면서 동시에 수련권과 대학의 신뢰를 훼손하는 교육문제를 발생시킨다 △일반적인 대학교수에 의한 성희롱과 달리 근무시간이나 회식 중에 발생한다 △대학병원 교수는 교수로서 교원의 지위 향상과 교육활동 보호를 위한 특별법에 의하여 예우와 신분을 보장 받는다 △대학병원 교수가 전공의를 성희롱을 해도 그 교수에 대해 전근이나 업무재배치가 불가능하고, 당연퇴직에 해당하는 형이나 징계가 확정되지 않으면 피해자와 완전 분리가 불가능하다 △대학병원 교수는 전공의 인사권 및 교육수련 관리를 직접 담당하기 때문에, 현 권력과 그 영향력이 매우 크다.

대한의사협회 의료정책연구소의 2015년 조사에 따르면 전공의의 33%가 성희롱 피해경험을 갖고 있다. 여성가족부의 2015년 공공 및 민간사업에 일반직원 대상 조사 결과인 9.6%에 비해 3배 이상 높은 수치다. 성희롱 가해자는 환자가 14%로 가장 많았고 이어 교수가 8%, 상급전공의가 6.5%로 나타났다.

박 교수는 대학병원내 성희롱의 근본 원인으로 △교수의 권위주의 △전공의-임상강사-교수로 이어지는 위계 질서 및 반말문화 △회식 및 접대문화 △교수간 패거리주의 △수련기관 이동이 어려운 구조적 문제 등을 꼽았다.

그는 이러한 문제점의 해결법으로 상호 존중하는 문화, 강력한 징계, 회식문화의 개선, 좀더 쉬운 수련병원 이동 등을 제시했다.

박 교수는 "성희롱은 단순히 피해자의 불운이나 가해자의 이상행동의 결과가 아니라 우리 사회에 남아있는 성별 간 권력관계, 조직 내 다양한 위계관계 등 구조적 문제"라고 지적한다. 그러면서 "성희롱 사건이 발생했을 때 개인, 병원, 정부가 문제를 공유하고 공동 대응해야 하며, 특히 대학병원 경영진의 단호한 대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박창범 교수 : 경희대의대 졸업. 울산대의대에서 의학박사. 현재 강동경희대병원 심장혈관내과 교수. 경희사이버대학교에서 경영학사 및 고려사이버 대학교에서 법학사에 이어 현재 방송통신대학교 법학석사과정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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