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성 B형 간염환자에서는 근육량이 줄어들면 간섬유화 속도가 3배 빨라진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세브란스병원 소화기내과 김승업 교수와 내분비내과 이용호 교수 연구팀은 국민건강영양조사 코호트자료(2008~2011)를 분석해 근육량감소증과 간섬유화가 연관성을 확인해 국제소화기학회지인 소화기약리학 및 치료학(Alimentary Pharmacology and Therapeutics)에 발표했다.

간섬유화의 진행 정도는 만성 B형 간염의 장기적인 예후인자다. 강력한 항바이러스제로 간섬유화 진행 정도를 조절할 수는 있지만 진행된 간섬유화가 여전히 남아있을 가능성이 있다. 그런만큼 간섬유화를 호전시킬 수 있는 인자를 확인하는게 중요하다.

이번 연구 대상자는 B형 간염 보유자 506명(남성 258명, 여성 248명). 이중에너지 X선 흡광분석법(DEXA)으로 근육량을 조사하자 126명(24.9%)에서 근육량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상자 가운데 항바이러스 치료가 필요하거나 간경변으로 진행할 위험이 큰 간섬유화는 217명(42.9%)이었다.

분석 결과, 근육량이 줄어들면 최소 약 2.4배에서 최대 3배까지 간섬유화의 위험성이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복부비만이거나 체질량지수가 높은 경우, 대사증후군이 있거나 인슐린저항성이 높아진 경우에 근육량 감소와 간섬유화의 관련성이 높았다. 

지방간과 운동부족, 대사에 문제가 있는 경우에도 동일한 결과가 나타났다. 세브란스 연구진은 지난 2016년 비알코올성간질환자에서 근육감소와 간섬유화의 연관성을 확인했다.

김승업 교수는 이번 연구에 대해 “대사적으로 불안정한 환자들은 식이조절이나 근력운동을 통해 근육량을 증가시키면 간섬유화를 줄일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 준 것"이라며 "앞으로 만성 B형 간염환자에서 근육량 감소가 간섬유화 진행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구체적인 관계를 설명할 전향적인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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