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보험의 적용 범위가 넓어지는 등 정부의 건강보장성이 강화되고 있지만 정작 뇌전증환자에 대한 지원은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대한뇌전증학회 홍승봉 회장은 15일 대한뇌전증학회 국제학회(Korean Epilepsy Congress)에서 뇌전증 수술을 위한 검사장비 뇌자도(MEG)가 국내에 1대도 없다고 밝혔다. 반면 미국이나 유럽, 일본, 중국 등에는 수십대가 있다.

뇌자도가 있으면 정확한 부위에 전극을 삽입할 수 있어 삽입 전극을 줄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뇌를 열지 않고 작은 구멍만 뚫고 뇌전증 병소를 제거할 수 있는 내시경 레이저수술장비 역시 국내에 한대도 없다. 작은 구멍에 침전극을 삽입하는 심차원 뇌파수술에 필요한 로봇장비도 없다. 

미국 플로리다대학 어린이병원 뇌전증센터 이기형 교수에 따르면 3가지 수술검사 도구를 도입한 이후 치료율도 높아졌을 뿐만 아니라 환자와 보호자도 수술에 대해 긍정적인 생각을 갖게 됐다.

다만 이들 3가지 검사기구는 각 병원이 개별적으로 갖추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홍 회장에 따르면 하루 검사량이 기껏 2명 정도인 만큼 병원에서는 마이너스를 초래하기 때문이다. 미국의 경우 뇌수술 1건 비용이 우리나라에  비해 약 10배 높은 만큼 장비를 갖추는데 무리가 없다. 

홍 회장은 "따라서 정부의 적극 지원이 없다면 뇌전증 수술을 우리나라에서는 불가능하다"면서 "정부가 뇌자도 1대만 지원해줘도 수술성공률을 크게 높이고 환자의 수술에 대한 준비 과정도 줄어든다"고 말했다. 홍 회장에 따르면 3가지 장비를 갖추는데 약 50억원이 필요하다. 

뇌전증에 대한 정부의 지원도 부족한 실정이다. 학회에 따르면 현재 치매나 뇌졸중에는 전국적인 센터 사업을 하는 등 많은 지원이 있는 반면 뇌전증지원센터는 전국에 단 한 곳도 없다. 현재 전국의 치매센터는 18곳, 치매안심센터는 256곳, 발달장애인지원센터 18곳 등이다.

홍 회장은 "모든 연령층이 앓을 수 있는 국민적인 뇌질환인 뇌전증의 발병률은 10세 이하와 65세 이상에서 가장 높다. 하지만 뇌전증 환자는 치매, 뇌졸중 환자에 비해 매우 소외받고 있다"면서 정부와 사회적 지원을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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