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적으로 말하는 강박증, 즉 강박장애(Obessive-Compulsive Disorder)는 본인이 원치 않는데도 마음속에 반복적으로 떠오르는 어떠한 생각이나 느낌, 장면 혹은 충동 등으로 불안을 느끼는 '강박사고'와 이를 없애기 위해 정해진 정신적 행위 또는 육체적 행동을 하는 '강박행동'으로 구성되는 정신장애이다.

한국인의 강박장애의 유병률은 2~3% 정도로 비교적 흔한 정신장애다. 하지만 정신과 외래환자의 10%를 차지할 만큼 신경정신과적으로 중요한 정신장애이다.

강박장애의 대부분은 사춘기에서 성인 초기에 갑작스럽게 발병한다. 환자가 내색하지 않아 본인만 고통스럽게 지내는 정도에서부터 환자 자신과 가족 등의 주변 사람들의 삶을 망가뜨릴 정도로 심한 경우까지 중증 정도의 폭이 넓고 다양하다.

임상에서 강박장애 치료시 가장 중요한 점은 강박이란 현상 자체가 일종의 집착과도 유사하다는 사실이다. 정상인도 얼마든지 갖고 있는 증상임을 환자에게 설명하고 이해시켜야 한다. 즉 강박장애 환자만이 강박적 생각이나 행동을 하는게 아니라는 사실을 깨닫게 만드는게 중요하다.

특히 사람이 활동 중에 생각하는 수 천 가지 가운데 약 10~15%는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떠오르는 강박사고다. 정상적인 사람은 이러한 생각에 얽매이지 않고 중요하거나 심각하게 해석하지 않거나 자신도 모르게 어느새 잊어버리기 때문에 병으로 이어지지 않는 것이다.

즉 강박장애 환자가 시작되는 시기는 이러한 생각을 아주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그것을 억제하는데 엄청난 시간과 많은 노력을 기울이게 되면서 부터다.

따라서 강박장애의 중요한 진단 기준 가운데 하나는 강박증이 최소 하루 1시간 이상 환자의 시간과 노력을 소모하게 만들어서 사회적, 직업적, 학업적 또는 다른 중요한 기능 영역에서 현저한 고통이나 손상이 초래되는 경우로 한정된다.

휴한의원(노원) 김헌 원장은 "강박장애 환자를 치료하는 임상의들이 어려운 점은 환자가 강박사고를 완전히 없애는데 강박적으로 집착한다는 것"이라면서 "따라서 강박장애 치료의 시작은 일단 '다른 사람들도 그런 생각들을 하면서 살아가는구나'고 깨닫고 자신의 머릿속에 떠오르는 강박사고를 깨끗하게 없애야 한다는 생각부터 버리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원장은 또 "강박장애는 치료없이 저절로 없어지는 경우는 거의 드물며, 강박이 오래 지속되면서 심해지고 환자의 삶 전반에 큰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게 되기 때문에 초기부터 적극적으로 치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획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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