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폐암의 약 7%를 차지하는 난치성질환인 ALK유전자전이 폐암의 치료법 개발 가능성이 제시됐다.

연세암병원 종양내과 조병철 교수와 제욱암연구소 윤미란 박사팀은 난치성 알크(ALK) 유전자변이 폐암환자가 겪는 항암제 내성을 극복하는 실마리를 발견했다고 국제학술지 Cancer Research에 발표했다.

ALK 유전자변이 폐암은 초기에는 크리조티닙(상품명 젤코리)에 효과를 보이지만 1~2년 내에 내성이 나타나 치료가 어려워진다. 

이 질환의 내성 발생의 원리는 ALK 의존적 기전과 비의존적 기전으로 나뉜다. 전자는 추가 ALK 유전자의 돌연변이로 발생하는데 이 경우에는 다른 차세대 ALK 표적 치료제로 극복할 수 있다.

하지만 우회신호전달체계의 활성화로 인해 발생하는 후자의 경우 뚜렷한 해법이 없어 ALK 융합 양성 폐암 중에서도 난치성으로 분류된다.

연구팀은 내성세포주와 동물을 이용한 후성유전체 통합 분석을 통해 발생 기전을 확인했다. 분석 결과, ALK 표적 항암제 투여로 인한 약물 저항성, 즉 내성이 발생하는 과정에서 DNA를 구성하는 4가지 단백질 가운데 히스톤 H3의 27번째 라이신에서 탈아세틸화가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팀에 따르면 탈아세틸화는 마이크로RNA-34a와 마이크로RNA-449a를 감소시킨다. 이들 마이크로RNA는 내성 발현에 관여하는 AXL 유전자의 활성화를 억제하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AXL이 과발현되어 항암제 내성 기전인 상피간엽이행(epithelial-mesenchymal transition)이 나타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이 실제 ALK 표적 항암제 투여환자 9명의 표본을 분석하자 결과가 일치했다. 6명에서는 마이크로RNA-34a 또는 마이크로RNA-449a의 발현이 줄어들었고, 5명에서는 AXL 발현이 증가했다.

또한 3명에서는 치료 전에 비해 AXL 발현 증가와 마이크로RNA-34a 또는 마이크로RNA-449a의 감소가 동시에 관찰됐다.

연구팀은 또 히스톤 H3의 27번째 라이신의 탈아세틸화 차단약물을 ALK 표적 항암제와 함께 투여한 동물실험에서 항암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 사실도 확인했다.  

이번 연구는 김정숙 율리아 폐암 연구기금의 지원을 받아 한국생명공학연구원 김미랑 박사와 분당차병원 임선민 교수가 공동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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