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스나 화재 등으로 인한 일산화탄소 중독환자의 뇌손상을 MRI(자기공명영상) 검사로 예측할 수 있게 돼 환자의 후유증과 사망률을 크게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서울아산병원 전상범(신경과), 김원영 ‧ 손창환(응급의학과) 교수팀은 일산화탄소를 흡입한 급성기 환자들의 뇌 MRI(자기공명영상) 검사 결과 패턴을 분석해 지연성 뇌 손상을 예측할 수 있는 방법을 개발해 JAMA Neurology에 발표했다.

일산화탄소 중독에서 회복된 환자의 20~40%는 지연성 뇌 손상이 발생하며 회복된지 몇 주 이내에 의식장애, 인지장애, 파킨슨증, 보행장애, 대소변조절장애 등의 신경학적 증상을 보인다.

연구팀은 일산화탄소 중독 후 신경학적 이상 증상이 없는 상태로 퇴원한 환자 387명의 뇌MRI을 분석했다.

신경학적 증상이 없어도 MRI에서 이상 패턴이 관찰된 환자는 104명(27%) 이었다. 이 가운데 퇴원 당시에는 없었던 지연성 뇌 손상 증상이 퇴원 후에 발생한 환자는 76명(73.1%)였다.
 
반면 MRI에서 급성 이상 패턴이 없었던 환자 283명에서 퇴원 후 지연성 뇌 손상 증상이 발생한 환자는 25명(8.8%)뿐이었다.

즉 일산화탄소 중독환자가 응급조치 후 특별한 신경학적 증상이 없어도 MRI에서 급성 이상패턴을 보이면 적극적인 조기치료가 필요하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연구팀에 따르면 급성기 뇌 MRI 이상 소견으로 지연성 뇌 손상을 민감도 75%와 특이도 90%로 우수하게 예측할 수 있다.

전 교수는 "일산화탄소 중독으로 인한 급성기 뇌 병변을 관찰해 추후 새로운 신경학적 증상이 발생할 것을 예측할 수 있다는 점에 임상적인 의미가 있다"며 "일산화탄소 중독 환자의 치료는 단순 응급처치만으로 끝날 것이 아니라, 추후 발생할 수 있는 지연성 뇌 손상에 대한 철저한 대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메디칼트리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