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난히 추웠던 긴 겨울이 이제 거의 물러나면서 학생들은 새 학년이 되었다. 학년이나 학기가 바뀌면 대부분의 아이들은 설레며 기대를 안고 부푼 마음으로 학교생활을 시작하려 한다. 그러나 이러한 의욕이 앞선 마음자세는 자칫 과도한 긴장을 유발하여 낯설고 새로운 환경에서 맞닥뜨리는 스트레스와 결부되어 각종 부적응 현상을 보이는 경우가 많다. 이렇듯 흔히 학년 초나 학기 초의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지 못하여 나타나는 각종 정신적, 육체적 증상을 ‘새 학기 증후군’이라 부르기도 한다.

새 학기 증후군으로 흔히 볼 수 있는 증상은 신체의 통증이나 불편감을 호소하는 경우로 이를테면 머리나 배가 아프다거나 속이 미식거리고 토할 것 같다거나 어지럽다거나 가슴이 답답하다고 하는 등이다. 또 밤에 잘 못 자거나 짜증이나 편식이 심해지거나 쉽게 피곤해 하거나 산만해지고 심할 때는 학교나 유치원을 가지 않으려고 하는 경우도 있다.

원인은 학년이나 학기가 바뀐 후 겪게 되는 낯설고 새로운 환경에서 오는 스트레스가 촉발 요인이 되겠으나, 근본원인은 아이의 타고난 기질적 소인에서 찾아야 한다. 즉, 모든 아이들이 겪게 되는 증상이 아니라 스트레스와 불안에 취약한 아이들만 겪게 되는 증상이기 때문이다.

이를 뇌과학적으로 풀이하면 뇌에는 불안과 공포 같은 감정과 스트레스를 조절하는 기관으로 편도체와 해마가 있는데, 만약 이 부위가 선후천적인 어떤 이유로 기능이 약해지거나 예민해져서 흥분을 잘 하는 아이들은 환경 변화와 같은 스트레스에도 취약해지게 된다.

한편, 틱 증상이나 ADHD, 강박증, 불안증, 야경증, 야뇨증 등도 학기 초에 새로 생기거나 있던 증상이 심해질 수 있다. 틱과 ADHD(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 강박증은 뇌의 가운데에 위치한 기저핵과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는데, 이 기저핵은 감정의 뇌에 속해 있어서 영향을 많이 받게 되므로 긴장이나 흥분, 스트레스에 취약한 특성을 지닌다. 불안증과 야경증, 야뇨증 등은 앞서 설명한 편도체와 해마의 기능 저하와 밀접한 관련을 맺기에 학기 초 스트레스 상황에서 발병 혹은 악화될 수 있는 것이다.

가정에서는 우선, 아이와 정서적인 대화를 충분히 나누는 것이 좋은데, 저녁 식탁에서 그날 학교에서 있었던 일들을 얘기하게 하되 객관적인 사실보다는 그에 대해서 느꼈던 감정과 생각에 대해서 충분히 표현하게 하고 합당한 공감과 위안을 해주고, 앞으로의 학교생활에 대해 긍정적인 희망을 심어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규칙적인 생활로 생활의 리듬을 유지하게 하고, 가족운동을 통해서 가족 간 애정도 다지고, 스트레스 해소도 할 수 있으면 좋다. 또한 정서 안정에 해로울 수 있는 햄버거, 라면, 피자, 핫도그 등 인스턴트 음식은 가능하면 섭취를 줄이는 것이 좋다.

학년이 올라가면서 새 학기의 새로운 환경에 영향을 받는 정도가 대체로 줄어들긴 하지만, 앞서 언급한 증상들이 심하거나 반복되는 경우에는 전문가를 찾아서 도움을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

도움말: 휴한의원 대전점 손성훈 원장

<기획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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