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액에 들어있는 극미량의 암세포 DNA 조각을 정밀하게 검출하는 액체생검법이 췌장암의 예후를 예측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국립암센터(원장 이은숙) 박상재 연구소장 등 췌장암 다학제 연구팀은 췌장암 환자 106명을 대상으로 5cc의 혈액을 디지털 PCR 기술로 분석해 그 결과를 임상화학회지(Clinical Chemistry)에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혈액 내 발암 유전자인 KRAS(케이라스) 돌연변이 농도가 높을수록 췌장암 예후가 나빠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KRAS는 췌장암환자 90% 이상에서 변이가 발생한다. 이 농도가 높은 환자는 낮은 환자에 비해 재발 또는 사망 위험이 약 4배 높다.

수술 가능한 췌장암환자의 혈액에서 KRAS 돌연변이가 높게 측정됐다면 수술하기 전에 항암치료를 적용하는 방법도 고려할 수 있다.

박 소장은 "췌장암은 조기 발견이 어렵고, 전이와 재발이 잘 되는 만큼 예후 예측으로 환자별 맞춤 치료전략을 세우면 췌장암환자의 생존율을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공선영 진단검사의학과장은 "액체생검은 조직생검보다 신속, 간단하고 환자에 부담이 적은 방법인 만큼 향후 활용 분야가 확장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임상적 유용성 입증을 위한 대규모 임상시험이 뒤따라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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