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에 사는 초등학교 6학년 선빈이(가명, 남, 11세)는 공부에 관심이 없는 것도 아니고 지능도 정상 범위에 속하는데, 학교에서 시험만 치면 성적이 거의 바닥권에서 맴돈다면서, 다른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닌지 어머니가 걱정하시며 아이를 데리고 한의원으로 내원하였다.

학업 성취도가 심각하게 떨어지는 경우, 몇 가지 가능성을 생각해 볼 수 있다. 먼저, ‘학습지진’의 경우이다. 이는 지능지수가 70 이하로 정상보다 많이 낮아서 기본적인 학습능력이 떨어지므로 동갑내기들과 함께 공부하기 힘들기에 특수반에 편성되어 교육해야 하는 경우이다. 뇌 발달이 지연되어 있으므로 잠재능력 계발과 인지력 향상을 위한 치료를 해야 하는데, 주로 특수교육과 더불어 뇌의 전반적 발달을 촉진시키는 치료법을 적용하게 된다. 지능지수가 70~80 정도 되는 경계선 지능의 학습지진아는 학습 진도는 따라가기 곤란해도 사회적응은 양호하므로 인지력 향상과 주의집중 개선, 학습방법 교정 등을 중점적으로 다루는 치료를 하게 된다.

두 번째는 ‘학습부진’의 경우이다. 이는 지능은 정상 범주에 속하는데 결손가정이거나 가정불화, 경제적 빈곤 같은 사회적 요인이 있거나 불안이나 우울, 강박 같은 정서적 요인이 있어서 자신의 타고난 지적 능력만큼 학업에서 성취를 해내지 못하는 경우이다. 이 경우에는 주로 정서, 심리, 환경 문제가 많으므로 일차적으로 장애가 되고 있는 사회적 혹은 정서적 요인을 해결해 주어야 하는데, 정서문제 조절, 학습방법 교정, 환경개선 등을 위해 상담이나 정신요법이 주효하고 정서적 문제가 심할 경우 그 해소를 위한 약물 등의 치료를 병행하게 된다.

세 번째는 ‘학습장애’의 경우이다. 이는 지능은 보통 이상의 범위에 있으며, 시각이나 청각의 장애 등이 없는 데에도 불구하고 특정 학업에서 성취도가 심각하게 떨어지는 경우이다. 주로 주의집중, 지각, 기억, 사고 등 특정한 인지장애가 있거나 대뇌 신경학적으로 미세한 기능의 장애로 인하여 학습수행이 어려운 경우로, 특히 읽기나 쓰기, 산술장애와 같은 신경심리학적 문제를 보이는 특정학습장애는 신경문제를 개선해야 하고 맞춤형 특수치료를 하게 된다.

마지막으로, ‘ADHD(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의 경우이다. 이는 주의가 산만하여 학습 집중도가 심각하게 떨어지는 경우지만, 1:1로 맞춤형 학습을 시키면 어느 정도 소기의 성과를 낼 수 있다는 점에서 전자들과 뚜렷한 차이를 보인다. 물론 학업 성취도가 심각하게 떨어지는 상당수의 경우에서 ADHD를 공통적으로 동반하고 있기도 하다. ADHD는 뇌과학적으로 설명하면 뇌간망상체에서 전두엽쪽으로 분비되는 신경전달물질인 도파민의 과소 분비가 주된 원인이 되는 것으로 밝혀져 있기에 이를 해결하는 쪽으로 치료의 방향을 잡게 된다.

위의 네 경우 모두 가능하면 교육을 중심에 두고 치료를 보조적으로 병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보통 다년간 장기 치료해야 하므로 환아와 보호자 모두 끈기 있고 성실하게 치료에 임하는 것이 장애 극복의 관건이다.(도움말: 휴한의원 대전점 손성훈 원장)

<기획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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