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교거부’는 새 학기에 학부모들을 매우 힘들게 하는 주요 증상이다. 많은 학부모들이 아이가 그저 학교 가기 싫어서 떼쓰는 거라고 생각하지만 아이의 입장에서는 그게 전부가 아니다. 학교라는 낯선 공간과 선생님, 친구들이 편하지가 않은 것이다. 대부분의 아이들은 어느 정도 인내하면서 지내게 되고 그러다보면 서서히 익숙해지면서 크게 불편함을 느끼지 않게 된다. 반면에, 등교거부를 하는 아이들은 그 정도가 매우 크고 아예 처음부터 거부해버린다는 차이점이 있다. 그러다보니 거의 공포 수준의 두려움을 느끼게 된다.

문제는 마음속으로 불안하고 두려워하는 수준으로 끝나지 않고 복통, 메슥거림, 구토, 두통 등과 같은 신체 증상도 나타나고 때론 아이가 울부짖으면서 강력하게 저항을 한다는 점이다. 어른들은 이런 신체증상들을 꾀병이라고 생각하는데 절대로 꾀병이 아니다. 아이의 몸이 실제로 그런 고통을 느끼는 것이다.

“어른들도 마찬가지지만 낯선 상황, 낯선 환경에 대해 지나치게 불안을 많이 느끼는 사람들이 있다. 뇌과학자인 조세프 르두 박사의 말처럼 이런 극심하게 불안한 마음을 이성적인 판단으로 중단시키기는 어려운 일이다. 인생 경험이 어느 정도 있는 성인들도 불안장애, 공황장애, 사회공포증, 대인공포증 등으로 고생하는 경우가 많은데 어린 아이들은 어떻겠는가? 등교거부와 같은 분리불안장애, 소아불안장애 증상을 가진 아이가 있다면 일단은 그 아이를 혼내고 다그칠게 아니라 그 아이가 그런 반응을 보이게 된 마음을 이해하고, 그 증상을 받아들이는 게 중요하다.” 휴한의원 부천점 전창환 원장의 조언이다.

인간은 미래에 대한 예측을 끊임없이 하면서 그것을 현재의 상황과 비교해보는 시스템을 발전시켜 왔다. 등교거부 증상이 있는 아이들은 미래의 상황에 대한 예측을 매우 부정적으로 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 결과물이 몸과 마음과 행동에 극단적으로 드러나는 것이다.

“등교거부증을 비롯한 소아불안장애의 치료는 두 가지 관점에서 이루어지게 된다. 하나는 뇌의 정서불안 시스템을 안정시켜주는 한약을 투여하고 침과 뜸, 한방향기요법 등을 통하여 결과적으로 불안반응이 줄어들도록 하는 것이다. 다른 하나는 아이의 감정에 공감해주고 아이가 매사에 불안한 마음이 들지 않도록 해주는 것이다. 미래를 떠올릴 때 불안보다는 호기심을 느낄 수 있도록 보살펴주는 것이다. 여기에는 마냥 아이의 요구를 다 들어주는 게 아니라 일정한 원칙을 가질 필요가 있다. 예를 들면 힘들더라도 학교는 일단 가야한다는 점, 불안하더라도 밤에 일찍 잠자리에 들어서 가급적이면 잠을 푹 자도록 해야 한다는 점 등이다.” 전창환 원장의 말처럼 새 학기 등교거부에 대해 미리 알아두고 적절하게 보살펴준다면 잘 적응하고 공부 잘하는 아이들이 될 것이다.

<기획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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