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가 부쩍 추워져서 어느새 한겨울 날씨다. 이렇게 겨울철이 되면 특별한 이유도 없이 기분이 처지거나 피곤하고 만사가 귀찮게 느껴지는 사람들이 있다. 이러한 증세는 전반적으로 우울증과 유사한데, 주로 일조량이 짧아지는 겨울철에 잘 나타나기에 계절성 우울증(Seasonal Affective Disorder: SAD)이라고 일컫는다.

세계에서 복지제도가 가장 잘 갖춰진 선진국가로 유명한데도 스웨덴이나 핀란드, 노르웨이 등의 북유럽 국가에서는 우울증 환자가 많은 편이다. 그 이유는 살기 좋은 사회적 환경과는 달리 고위도에 위치해 있어서 일조량이 적고 약한 불우한 자연적 환경 때문이다. 이처럼 우울증에는 햇볕이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는데, 우리나라에서도 ‘가을 탄다’고 하는 예민한 사람들은 겨울철이 되면 이러한 증상을 겪을 수 있다.

일반적인 우울증은 스트레스와 정서를 조절하는 뇌 기관인 해마와 편도체의 기능이상으로 인해 뇌의 기능이 저하, 즉 뇌의 활력이 저하되어 발생한다. 해마와 편도체의 기능 이상은 세로토닌의 생성과 분비에 영향을 주고, 세로토닌의 부족은 뇌 기능 저하를 유발하여 우울증, 무기력, 만성피로, 불면증, 기억력저하 등을 발생시킨다. 그리고 이러한 문제는 장기간 지속되면 학업 및 직업을 포함하여 일상생활의 기능을 저하시킨다. 초기에 적절한 치료를 받으면 빨리 치료가 되지만, 오래 지속되면 나중에 회복하기가 어려워진다.

한편, 계절성 우울증은 보통 일조량이 짧아지는 늦가을이나 초겨울에 시작되어 봄까지 계속된다. 증상은 일반적인 우울증과 비슷하지만, 탄수화물이 많은 음식을 많이 섭취하려고 하는 욕구가 생기기 쉬워 종종 과식이나 폭식으로 이어지기도 하고, 햇빛을 갈망하는 것이 특징적이다. 또한 이러한 증상이 장기간 계속 되면 치매나 파킨슨과 같은 다른 중증 뇌질환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높아질 수도 있다.

원인은 여러 가지가 있는데, 우리의 수면을 도와주는 호르몬인 멜라토닌의 감소에 기인할 수 있고, 멜라토닌을 형성하는 전구물질인 동시에, 우리에게 활력을 갖게 해주고 기분을 좋아지게 하는 신경전달물질인 세로토닌의 감소에 기인할 수도 있다. 세로토닌은 우리 눈의 망막에 도달하는 빛의 양이 많아야 분비가 잘 되는데, 겨울철에는 일조량이 약해지고 감소하므로 세로토닌도 감소될 수밖에 없다. 또한 우리 몸은 세로토닌이 감소하게 되면 탄수화물을 필요로 하게 되어 이것을 많이 함유한 음식에 대한 과식 욕구가 생기게 되는 것이다. 한편, 빛에 의해 조절되는 체내 생체시계의 이상이 원인일 수도 있다.

이 병의 가장 좋은 치료법은 햇볕을 많이 쬐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래서 겨울철에 춥다고 실내에만 있지 말고 햇볕이 좋을 때 의도적으로 야외활동을 많이 해야 한다. 그리고 일반적인 우울증과 마찬가지로 땀이 날 정도의 조깅이나 등산과 같은 유산소운동을 병행해야 하고, 증상이 심하거나 빠른 회복을 위해서는 전문가를 찾아 적절한 치료를 받아야 할 것이다.(도움말: 휴한의원 대전점 손성훈 원장)

<기획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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