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금 씻었는데 별 이유 없이 다시 가서 손을 씻는다, 너무 씻다보니 손이 트고 피가 나는데도 다시 가서 씻는다. 비누나 손소독제까지 쓰고서야 간신히 화장실에서 나온다. 가스 밸브를 분명히 확인했는데 여러 번 다시 한다. 모든 물건들을 직선으로 맞추거나 자기만의 방식으로 정리를 해야만 한다. 옷을 입을 때도 자기만의 정해진 순서대로 입어야 한다. 조금이라도 어긋났다 생각되면 다시 처음부터 입기 시작한다. 이 모두 강박장애 증상들이다.

누구나 엉뚱하거나 심지어 혐오스런 생각들을 할 수 있지만 이내 떨쳐 내버리는 반면에, 강박장애 환자들은 끈질기게 달라붙는 생각들을 떨쳐내지 못한다. 문제는 이러한 생각(강박사고)들이 위에서 언급한 씻는 행동, 확인하는 행동, 반복적인 행동, 정리 행동, 쓰레기마저도 모아놓고 버리지 못하는 수집 행동 등으로 튀면서 심각해진다. 강박행동에 반복적으로 몰두하느라 정상적인 생활을 못하게 되는 지경까지 가기도 한다. 그런데 아이들에게서도 강박장애들이 보이는 경우가 의외로 많다고 한다.

“아이들의 강박장애는 성인들과 달리 남자아이들의 비율이 좀 더 높은 편이다. 발병 시기는  초등학교 3~4학년쯤으로 여자아이들보다 빠른 편이다. 아이들의 강박장애 증상에서 눈여겨봐야할 사항은 틱장애와의 연관성이다. 틱장애는 눈꺼풀이나 얼굴 근육, 심하면 온몸의 근육들이 자기 의지와는 관계없이 씰룩거리게 되는 증상이다. 심한 경우에 거기에 음성틱, 욕설틱까지 보인다. 이런 틱장애 아동의 35% 정도가 강박장애를 가지고 있다는 통계가 있다. 실제 임상에서는 그보다도 비율이 더 높아 보인다.” 휴한의원 부천점 전창환 원장의 설명이다.

대부분의 강박사고와 강박행동들에서는 본인 스스로가 말이 안 되는 생각이고 어이없는 행동이라는 걸 안다. 하지만 마음속에서 계속 불안함이 올라오기 때문에 강박적인 생각들을 지우지 못한다. 거기에 더해 끈질기게 따라오는 강박행동들을 하고자 하는 욕구들을 중단하지 못하고 실행에 옮기게 된다. 그러다 보니 부끄러운 마음에 누군가에게 말도 못하고 혼자서 안절부절 못하면서 힘든 시간들을 견디는 경우가 많다.

“아이의 행동이 어색하고, 외출이든 등교든 무언가를 준비하고 실행하는데 지나치게 시간이 많이 걸린다면 강박장애를 한 번쯤 의심해봐야 한다. 강박장애는 빨리하라고, 또는 엉뚱한 짓하지 말라고 다그친다고 절대로 좋아지지 않는다. 아이의 불안과 올라오는 강박행동의 욕구들을 다스려줘야 비로소 좋아진다. 간혹 불안장애, 적응장애, 우울장애, 틱장애, ADHD 증상들과 혼동될 수 있는데 내원하셔서 필요한 검사와 상담을 통해 구별될 수 있다. 강박장애의 치료는 약물치료와 비약물치료가 있다. 인내심을 가지고 두 가지 치료법들을 병행해야 한다.” 강박장애의 치료에 대한 전원장의 조언이다.

<기획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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