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칼트리뷴 김준호 기자]   국내에서 처음으로 생체 폐이식에 성공했다.

서울아산병원 장기이식센터 폐이식팀은 지난 10월 21일(토) 말기 폐부전으로 폐의 기능을 모두 잃은 20살 오화진씨(여)에게 아버지 오승택씨(55세)의 오른쪽 폐의 아래부분과 어머니 김해영씨(49세)의 왼쪽 폐의 아래부분을 떼어 이식해주는 생체 폐이식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환자 오화진씨는 2014년 갑자기 숨이 쉽게 차고, 체중이 증가하면서 몸이 붓기 시작했다. 특별한 이유 없이 폐동맥의 혈압이 높아져 폐동맥이 두꺼워지고 심장에서 폐로 혈액을 내보내기 어려워져 결국 심장의 기능까지 떨어지는 특발성 폐고혈압증으로 진단받았다. 

문제는 생체 폐이식이 현행법상 합법이 아니라는 점.  병원은 지난 8월 병원 임상연구심의위원회와 의료윤리위원회를 정식 개최하고, 대한흉부외과학회, 대한이식학회에 의료윤리적 검토를 의뢰해 긍정적인 답변을 받았다.    

아울러 정부기관과 국회, 국립장기이식관리센터(KONOS), 대한이식학회에 보고해 화진씨를 위한 생체 폐이식 수술의 불가피성을 한 단계씩 설득했다.

이번 수술에 투입된 의료진은 총 50여명. 수술은 성공적으로 끝나고 환자는 중환자실에서 집중치료를 받은지 6일 만에 일반병동으로 옮겨졌다. 기증자인 부모 역시 수술 6일만에 퇴원해 일상생활을 보내고 있다.

수술을 집도한 흉부외과 박승일 교수는"기증자 폐엽 절제는 폐암 절제수술의 경험으로 흔히 시행되는 안정성이 보장된 수술"이라고 강조했다.

서울아산병원은 이번 수술을 앞두고 일본 교토대학 히로시 다테 교수로부터 생체 폐이식 수술의 노하우를 전수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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