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칼트리뷴 김준호 기자]   파킨슨병환자에 낙상 위험이 높다고 알려진 가운데 어느 방향으로 넘어지느냐에 따라 부상 정도가 다르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삼성서울병원 신경과 조진환·윤진영 교수팀은 앞으로 넘어지는 파킨슨병 환자는 다른 방향 보다 부상 정도가 심하며 반복될 가능성이 높다고 사이언티픽 리포츠 최근호에 발표했다.

이번 연구 대상 환자는 62명(남성 32명)이며 평균 70.5세. 평균 11.3년 파킨슨병을 앓았다. 낙상 방향에 따라 앞쪽으로 넘어진 군(45명)과 옆 또는 뒤로 넘어진 군(17명)으로 나누어 낙상 발생시의 양상을 비교했다.

그 결과, 앞쪽으로 넘어진 군의 경우 주로 돌아서거나 걷는 도중에 낙상이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다른 방향으로 넘어진 군의 경우 앉거나 서는 중, 그리고 돌아설 때 발생하는 경우가 많았다.

특히 동결보행과 자세불안정이 낙상 방향을 결정하는 요인이었다. 동결보행이란 걷다가 갑자기 멈춰서서 몸을 움직이지 못하는 증상이다. 동결보행이 발생하면 환자의 뜻대로 발이 움직이지 않아 관성을 이기지 못해 그대로 앞으로 넘어지게 된다.

그림. 파킨슨병 환자 낙상 방향 별 상황과 부상정도

연구팀은 환자의 나이와 성별, 파킨슨병을 앓은 기간 등 인구학적, 임상적 요인들을 고려한 결과, 앞으로 넘어지는 환자는 동결보행이, 옆이나 뒤로 넘어지는 환자는 자세불안정과 관련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동결보행 정도 평가에서도 낙상 방향이 앞쪽인 군은 옆이나 뒷쪽인 군에 비해 1.4배 높은 점수를 보였다(12.2점 대 8.7점) 반면 옆이나 뒷쪽인 군에서는 자세불안정이나 운동불능, 근육경직, 심리적 요인 등으로 균형을 잡지 못하는게 주 원인이었다.

낙상으로 인한 부상 정도는 앞쪽 군의 경우 절반 이상이 중등도 이상인 반면 옆이나 뒷쪽 군의 3분의 2는 병원 치료가 필요없을 정도로 경미했다. 또한 통계적 유의차가 없었지만 앞쪽 군의 경우 매일 넘어지는 비율이 더 높았다.

교수팀은 파킨슨병환자는 걸을 때 조급해 하지말고 앞을 바라보면서 되도록 보폭을 크게 하라고 조언했다. 아울러 걷다가 방향을 바꿀 때에는 다리가 엇갈려 발이 걸리지 않도록 하라고 덧붙였다.

조 교수는 "낙상은 파킨슨병 환자의 삶을 위태롭게 하는 원인인 만큼 사전 예방이 중요하다"면서 "환자가 넘어진 방향 등을 평소 세심히 살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저작권자 © 메디칼트리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