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칼트리뷴 김준호 기자]   상복부에 극심한 통증이 발생하는 경우 대개 위궤양이나 위염으로 생각하기 쉽지만 담석으로 인한 급성담낭염인 경우도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복부통증이라도 급성충수염, 위궤양, 위염, 담낭염, 췌장염, 요로결석 등 그 원인 질병은 매우 다양한데, 특히 여름철 다이어트를 위한 무리한 단식과 체중감량도 담낭염의 원인이 될 수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의하면 급성담낭염환자는 최근 7년간 약 40% 증가했다. 가장 큰 원인은 담석. 고지방, 고콜레스테롤, 저섬유질 위주의 서구화된 식습관이 주요 원인이다.

급성담낭염의 특징은 상복부(윗배) 통증. 급체했을 때 느끼는 통증과 비슷한 만큼 따라서 위장 문제로 착각하기 쉽다.

급성담낭염의 주요 원인은 담석이다. 담석이 담낭관을 막아(담낭관 폐쇄) 담낭 내부에 압력이 높아지면서 통증이 발생하는 것이다. 통증은 수분에서 길게는 수 시간까지 지속되며 강도도 빠르게 심해진다.

강동구에 거주하는 여성 A씨(56세)는 수년간 상복부 불편감을 느껴 동네병원에서 위내시경과 혈액검사 등을 통해 위염으로 진단받아 약을 복용해왔다.

최근 몸매 관리를 위해 식이조절을 하던 A씨는 어느 날 위가 찢어지는 듯한 고통으로 병원 응급실을 찾았다.

복부초음파 검사 결과, 2cm 크기의 담낭담석과 급성담낭염이 발견됐다. 염증으로 인해 담낭벽이 딱딱하게 돌덩어리처럼 두꺼워진 상태라 어렵게 복강경 담낭절제술을 실시했다.

강동경희대병원 외과 주선형 교수는 "장기간의 금식, 급격한 체중 감량은 담즙 속 염분과 콜레스테롤의 양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끼쳐 담석증에 걸릴 확률을 높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급성 담낭염은 금식과 항생제, 진통제 등의 약물치료로 약 75%는 증상이 완화된다. 하지만 천공, 담낭 농양 같은 합병증 발생할 수 있고, 1년 이내 재발률이 25%에 달하므로 가장 좋은 치료는 초기에 담낭절제술이다.

담낭은 절제해도 문제는 없다. 주 교수는 "담낭은 간에서 만들어진 담즙을 저장하는 역할을 하는데, 담낭이 없으면 담즙은 저장되는 대신 담관을 거쳐 십이지장으로 내려간다. 담낭에 저장된 담즙이 없어도 간에서 만들어진 담즙 만으로도 소화시키는 데에는 아무 문제가 없다"고 설명한다.

지난해 담낭절제술은 2년전 보다 14% 늘어난 6만 8천여건이다. 주로 복강경으로 진행되는 만큼 수술한지 1~2일이면 퇴원할 수 있으며 정상적인 활동도 가능하다.

담낭에 염증이 심하거나 과거 수술로 인해 복강 내 유착이 있으면 개복술하는 경우도 있지만 개복수술률은 2~15% 정도이며, 우리나라에서는 약 5%다.

주선형 교수팀은 2016년 말까지 약 3,500여 건의 담낭절제술을 시행했으며 개복수술률은 2.2%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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