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칼트리뷴 김준호 기자]   유방암의 표준치료인 호르몬억제요법이 지방간 위험을 높인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내분비내과 이유미 교수팀은 폐경 후 조기 유방암환자 1,200여명을 대상으로 호르몬치료제인 타목시펜과 아로마테이즈억제제 투여 후 지방간 발생 정도를 비교했다.

대상자는 간질환 과거력이 없고 호르몬억제제를 교차투여하지 않고 1가지 호르몬억제제만 지속 투약한 환자.. 연구팀은 대상자를 타목시펜군(164명)과 아로마테이즈억제제군(164명)으로 나누었다. 이들은 평균 53.5세이며, 체질량지수(BMI)는 22.9 kg/㎡ 였다. 아로마테이즈억제제 가운데 아나스트로졸군(76명), 레트로졸군(88명)이었다.

관찰기간 987.4인년(person-years)동안 지방간 신규 발생 건수는 총 103건이었다. 타목시펜군과 아로마테이즈억제제군에서 각각 62명과  41명이 발생했다. 아로마테이즈억제제군 가운데 아나스트로졸 복용군은 22명, 레트로졸복용군 19명에서 지방간이 발생했으며 약물간 차이는 유의하지 않았다.

이 수치를 그룹별 1천 인년 당 발생률로 환산한 결과, 타목시펜군과 아로마테이즈억제제군 각각 128.7과 81.1로 나타나 타목시펜군에서 지방간 발생 위험이 1.5배 유의하게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간효소 수치 상승을 동반한 지방간은 대부분 타목시펜 군에서만 발생하였다. 그러나 타목시펜 군과 아로마테이즈 군 모두 추적관찰기간동안 유의한 체질량지수의 변화는 없었다. 위험요소를 보정한 콕스모델로 다변량분석한 경우에도 타목시펜군은 아로마테이즈억제제군 보다 지방간 발생 위험이 61% 높게 나타났다.

연구팀은 또 타목시펜 외에 호르몬억제제 복용 시작 당시 비만도와 중성지방치가 높거나 HDL콜레스테롤 수치가 낮은 것도 지방간 발생의 독립 위험요인임을 밝혀냈다.

연구팀은 지방간 발생 원인에 대해 "호르몬 억제제 복용이 여성호르몬 기능을 억제하거나 농도를 낮춰 건강한 대사활동에 필요한 호르몬들의 불균형을 가져왔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이번 연구의 의미에 대해 "폐경 이후 유방암 환자에 대한 치료법으로 타목시펜이 아로마테이즈억제제에 비해 높은 간효소 수치 상승을 동반한 지방간 발생 위험도를 높이는 독립인자라는 사실 외에 대부분 약제 사용 2년 이내에 지방간이 발생하다는 점을 밝힌 점"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유럽암저널 최근호에 발표됐다.

저작권자 © 메디칼트리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