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칼트리뷴 김준호 기자]   치매는 불치의 병으로 알려져 있지만 치료가능한 치매도 있다. 뇌척수액의 압력이 정상 수치인데도 나타나는 수두증이 바로 그것이다.

정상 범위로 유지되어야 하는 뇌척수액의 생성이 과다해지거나 흡수가 덜 이루어지면 두개골 속의 폐쇄적 공간에 갇혀있는 뇌척수액이 뇌를 압박하기 때문에 발생한다.

정상압수두증은 70세 이상 노인 100명 중 2명에서 나타나는 비교적 흔한 병으로 간혹 파킨슨병이나 알츠하이머병으로 잘못 진단되기도 한다.

분당서울대병원 신경과 박영호 교수는 "노년기에 기억력 저하와 함께 보행 및 배뇨장애가 나타나면 정상압 수두증일 가능성을 확인해야 한다"면서 "정상압 수두증으로 진단되면 약물 치료가 아닌 수술적 치료를 통해 증상을 개선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 뇌척수액의 흐름을 복강으로 이어주는 션트수술

정상압 수두증은 압력이 늘어나지 않은 대신 부피가 늘어나 뇌척수액이 들어있는 뇌실의 크기 커지게 된다. 이때 뇌척수액을 허리에서 30-50ml 정도 주사로 뽑아주면 보행·기억·배뇨증상이 두드러지게 개선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이 시술 효과는 며칠이 지나면 사라지기 때문에 정상압 수두증이 확실한 경우 과다한 뇌척수액을 복강 등 몸의 다른 곳으로 빼주는 '션트 수술'을 통해 개선된 효과를 유지할 수 있다[그림].

박 교수는 "정상압 수두증처럼 치료가능한 치매가 있다"면서 "치매는 병원에 다니기 시작하면 회복이 불가능해진다고 생각해 초기에 증상을 완화시키거나 지연시킬 수 있는 치료조차도 놓치는 경우가 많은데 증상이 있다면 일단 검진을 먼저 받는게 좋다"고 설명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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