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칼트리뷴 김준호 기자]   시력을 완전히 상실한 환자에게 인공망막 이식하는 수술이 국내 처음으로 성공했다.

서울아산병원 안과 윤영희 교수팀은 지난달 26일 망막색소변성 환자(여성 54세)에 인공망막 기기 '아르구스2'의 내부기기를 이식했다고 밝혔다. 수술한지 1개월이 지난 현재 환자는 시력표의 가장 큰 글씨를 읽을 수 있는 상태로 알려졌다.

환자는 향후 20회에 걸친 재활을 통해 기존에 알고 있던 사물이나 일상생활에서 접하는 공간이 어떤 시각패턴으로 뇌에 인식되는지 훈련을 하게 될 예정이다.

미국 서던캘리포니아대학 안과 연구소의 마크 후마윤(Mark Humayun) 박사가 개발한 아르구스2는 안구와 안구 내부 망막 위에 시각 정보 수신기 및 백금칩을 이식하고 안경에 부착된 외부 카메라 및 특수 휴대용 컴퓨터기기와 연동시켜 시각중추에 신호를 전달한다. 아르구스2 이식자는 현재까지 미국, 유럽, 중동 등의 망막색소변성 환자 230여 명이다.

망막색소변성은 가장 흔한 유전성 망막질환으로 태어날 때는 정상 시력이지만 이후 망막 시세포의 기능에 점진적으로 장애가 발생하는 질환이다.

4천명 당 1명꼴로 발생하는 이 질환은 환자의 유전 형태에 따라 발병 시기가 다양하다. 초기에는 야맹증을 주로 호소하고 시야 손상이 진행되며, 말기로 진행하면 중심부 망막이 변성되면서 중심 시력이 심각하게 영향을 받아 실명에까지 이르기도 한다.

문제는 마땅한 치료방법이 없다는 점. 30년 간 미국과 유럽 등에서 망막색소변성 환자를 위한 인공망막 연구가 진행됐지만 미FDA 승인과 유럽 CE마크를 동시에 획득한 인공망막 기기는 아르구스2가 유일하다.

개발자인 후마윤 박사는 아르구스2 개발한 공로로 2016년 미국 대통령이 표창하는 과학 기술 분야의 가장 권위 있는 상인 국가기술상을 받았다.

한편 이번 인공망막 이실술을 받은 이번 환자와 6월말에 실시된 2번째 환자 외에 3명의 환자가 수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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