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칼트리뷴 이민태 기자]   스타틴의 지질저하요법이 인지기능에 나쁜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 가운데 PCSK9억제제를 병용해 LDL콜레스테롤 (LDL-C)을 적극적으로 낮춰도 인지기능에는 영향을 주지 않는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미국 하버드의대 로버트 줄리아노(Robert P. Giugliano) 교수는 심혈관질환 고위험 환자를 대상으로 스타틴+PCSK9억제제 요법과 인지기능의 관련성을 알아본 EBBINGHAUS 시험 결과를 66회 미국심장병학회(ACC  2017 워싱턴 DC)에서 발표했다.

◇ PCSK9억제제와 인지기능 관련성 전향적으로 검토

2012년 미국식품의약국(FDA)은 모든 스타틴계 약물의 첨부문서에 인지기능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문구를 넣도록 했다. 하지만 2년 후에는 "스타틴은 인지기능과 무관하다"는 전문가위원회의 결론을 발표하기도 했다.

한편 PCSK9억제제(에볼로쿠맙 및 알리로쿠맙)의 여러 임상시험에 등록된 9천명 이상의 데이터를 메타 분석한 연구에 따르면 1% 미만으로 드물지만 스타틴이 인지기능을 떨어트릴 위험이 유의하게 높게 나타나면서 LDL-C의 지나친 저하가 인지기능에 나쁘다는 우려가 다시 확산됐다.

이런 가운데 기억,주의, 반응시간을 포함한 인지기능과 PCSK9억제제의 관련성을 처음이자 전향적으로 실시한 EBBINGHAUS 시험이 실시됐다.

◇ FOURIER시험 참가자 2천명 대상

이번 시험의 대상자는 동맥경화성 심혈관질환 경험자 1,974명(평균 63세, 여성 28%). 이들은 최적 용량의 스타틴+에볼로쿠맙 병용요법이 심혈관질환을 얼마나 억제하는지 검증한 FOURIER 시험 참가자들이다.

이들의 질환 비율은 심근경색 75%, 허혈성뇌졸중 20%, 증후성말초 동맥질환 19%이며, 중등도~고강도 스타틴치료 중이었다. 치매, 인지기능장애 또는 기타 뚜렷한 정신·신경장애로 진단된 환자는 제외했다.

Cambridge Neuropsychological Test Automated Battery (CANTAB)를 이용한 인지기능검사를 시험 등록 당시 및 24주와 48주 후에 시험을 끝내고 실행기능(주의, 시간관리, 계획, 조직, 기억), 작업기억, 기억기능, 반응시간을 평가했다. 그리고 시험 전과 도중, 그리고 시험 종료시에 질문표로 일상적인 인지 기능을 평가했다.

주요 평가항목은 CANTAB으로 평가한 시공간성 작업기억(Spatial Working Memory strategy index)으로 정했다.

◇ 매우 낮은 LDL-C 25mg/dL 미만에서도 인지기능에 차이 없어

평균 19.8개월 추적한 결과, 4종류의 인지기능 평가항목, 설문지로 평가한 일상적 인지기능, 의사가 보고한 인지기능 관련 부작용 모두 에볼로쿠맙군과 위약군 간에 큰 차이는 없었다.

또한 LDL-C 25mg/dL 미만의 매우 낮은 수치를 보인 환자의 인지기능은 이보다 높은 환자와 거의 같았다는 점에서 줄리아노 교수는 "인지기능 저하 우려없이 에볼로쿠맙과 스타틴을 병용해 아주 낮은 수치의 LDL-C를 달성할 수 있다는 결과"라고 설명했다. 또한 이번 시험의 추적기간은 평균 2년 미만이지만 일부 환자에서 좀더 장기간 추적하고 있다.

한편 이번 시험에서 인지기능 평가에 사용된 CANTAB 검사법 대해 교수는 "지난 30년간 160건 이상의 임상시험에서 인지기능 정상례나 정신분열증, 알츠하이머병 등의 환자에서 타당성이 확인된 검사법"이라면서 "약물이 인지기능에 미치는 긍정적인 영향과 부정적인 영향을 평가하는데 감도가 높은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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