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칼트리뷴 박지영 기자]   새 이상지혈증치료제인 PCSK9억제제가 심혈관질환을 유의하게 억제한다는 최초의  대규모 임상시험의 결과가 나왔다.

미국 브리검여성병원 마크 사바틴(Marc S. Sabatine) 교수는 지난 19일 끝난 제66회 미국심장병학회(ACC 2017, 워싱턴 DC)에서 동맥경화성 심혈관질환(심근경색, 뇌경색, 증후성 말초동맥질환) 기왕력자 2만 7천명 이상을 대상으로 PCSK9억제제 에볼로쿠맙 3상 임상시험 FOURIER 시험 결과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최적 용량의 스타틴과 에볼로쿠맙 병용군은 위약병용군에 비해 주요 평가항목(심혈관사망, 심근경색, 뇌졸중, 불안정협심증 입원 또는 관상동맥혈행재건술) 및 이차 평가항목(심혈관사망, 심근경색, 뇌졸중) 위험이 유의하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연구는 New England Journal of Medicine에 발표됐다.

◇ LDL콜레스테롤 약 60% 억제

이번 시험의 대상자는 2013년 2월~2015년 6월에 49개국 1,242개 의료기관에 등록된 스타틴요법 중인 LDL콜레스테롤(LDL-C) 70mg/dL 이상 또는 non-HDL콜레스테롤(non- HDL-C) 100mg/dL 이상인 동맥경화성 심혈관질환 기왕력자 2만 7,564명(40~85세, 평균 63세, 여성 24.6%).

이들을 스타틴요법에 에볼로쿠맙을 추가한 병용군(격주 1회 140mg 또는 매월 1회 420mg 피하투여)과 동일 용량의 위약 병용군으로 1 : 1로 무작위 배정했다. 추적기간(중앙치)은 26개월이었다.

그 결과, 시험초기 LDL-C(중앙치)는 92mg/dL였지만, 48주 후 에볼로쿠맙 병용군에서 30mg/dL 까지 낮아져, 위약군 대비 59%나 유의하게 줄어들었다.

양쪽 군의 LDL-C의 절대 차는 56mg/dL였다. 또한 에볼로쿠맙의 LDL-C 저하 작용은 이후 추적기간 내내 줄어들지 않았다.

◇ 시간이 갈수록 심혈관질환 억제 효과 증대

또한 주요 평가항목 발생률은 위약군이 11.3%인데 비해 에볼로쿠맙군에서는 9.8%로 15% 유의하게 낮았다[위험비 0.85, 95% CI 0.79~0.92).

한편 서브 평가항목 발생률은 각각 7.4%와 5.9%로 에볼로쿠맙군에서 20% 유의한 감소를 보였다(위험비 0.80, 0.73~0.88).

에볼로쿠맙군의 주요 평가항목의 위험감소도는 첫 1년간은 12%(95% CI 3~20)였지만, 이후에는 19%(11~27)로 시간이 갈수록 억제효과가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브 평가항목에서도 역시 첫 1년간은 16%였다가 1년 이후에는 25%(15~34)로 위험감소도가 증가했다.

이에 대해 사바틴 교수는 "다른 시험 결과처럼 LDL-C 저하에 따른 혜택이 동맥에 반영되는데 시간이 걸리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기타 평가항목 개별 분석에서 에볼로쿠맙의 심근경색 및 뇌졸중의 위험은 유의하게 줄었지만(각각 27%, 21%), 심혈관사망은 그렇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

◇ 좀더 적극적인 LDL-C저하 필요해

이처럼 에볼로쿠맙의 효과는 나이와 성별, 심혈관질환의 종류, 스타틴 요법의 강도, 에볼로쿠맙요법, 기저 LDL-C로 층별화한 각 서브그룹에서도 동일하게 나타났다.

특히 LDL-C의 층별 분석에서는 기저 LDL-C 최하 25%군(평균 74mg/dL)에서도 LDL-C가 22mg/dL까지 낮아져 서브평가항목 대비 22%의 유의하게 낮아졌다.

이같은 결과에 근거해 사바틴 교수는 "LDL-C를 현재 목표치보다 더 낮은 수치까지 감소시켜야 한다는 당위성이 나타났다"는 견해를 밝혔다

◇ 부작용은 위약과 차이없어

부작용 발생률은 알레르기반응, 신경인지학적 부작용, 당뇨병 신규 발병, 근육관련 부작용 등을 포함해 2개군 간에 유의차가 없었다.

주사부위 반응 발생률은 위약군에 비해 에볼로쿠맙군이 약간 높았지만(1.6% 대 2.1%), 대부분(약 90%)이 약한 반응이었다.

치료 관련 부작용으로 투여를 중단한 비율은 2개군 모두 낮았다(1.5% 대 1.6%). 에볼로쿠맙에 대한 결합 항체의 발현은 43명(0.3%)였으며, 중화항체는 나타나지 않았다.

이에 대해 사바틴 교수는 "스타틴요법에 에볼로쿠맙을 추가하면 심혈관치료 결과를 안전하고 크게 개선할 수 있다는 결정적인 데이터"라고 결론내렸다.

◇ "약값 비싸다" 지적도

한편 이번 시험 결과와 관련해 에볼로쿠맙의 비용효과 분석의 필요성을 주장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비싼 약가가 문제라는 것이다.

학회 기자회견에서 Journal of the American College of Cardiology 편집장인 미국 마운트사이나이병원 발렌틴 푸스터(Valentin Fuster) 교수 등은 "고가의 약가를 고려할 때 어떤 같은 환자에 이 약을 사용할지 신중하게 확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사바틴 교수도 "향후 비용효과 분석이 필요하다"는 견해를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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