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칼트리뷴 김준호 기자]   국내 비뇨기과의사 10명 중 8명은 재사용 요관내시경의 고장 및 수리로 인해 수술 일정을 연기했던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0명 중 9명은 일회용 요관내시경의 필요성을 인정했다.

대한내비뇨기과학회가 한달간 비뇨기과 전문의 100명을 대상으로 요관내시경 사용 환경 및 인식 조사 결과를 17일 발표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조사 통계에 따르면 국내 요로결석환자수는 2015년 약 28만명. 이들 환자의 치료에는 약 86%가 요관내시경을 사용한다.

특히 최근에는 환자의 고통을 줄여주는 부드럽고 잘 휘어지는 연성 요관내시경을 사용하고 있으며, 대부분 사용 후 소독 및 세척해 재사용한다.

하지만 재사용 횟수가 많을수록 내시경의 내구성이 떨어져 고장과 수리가 잦아진다. 재사용 요관내시경을 만족한다는 전문의가 8.3%에 불과한 것이 이를 입증한다. 뿐만 아니라 '감염위험이 없다'는 응답이 약 11%로 낮았다.

수리기간이 긴 점도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5~8주가 걸린다는 응답이 50%로 가장 많았으며, 9~12주는 24%, 13~16주나 걸린다는 응답도 10%나 됐다.

수리하게 되면 이를 대체할 요관내시경을 구비해야 하는 만큼 수리기간에 비례해 대체 내시경 갯수도 늘어나게 된다.

그림. 재사용 연성요관내시경 사용실태

하지만 내시경을 1대만 보유하고 있다는 응답이 44%로 가장 많았으며 2대 보유하고 있다는 응답은 30%였다. 4대를 보유하고 있다는 응답은 10%에 불과했다.

결과적으로 비뇨기와 전문의 10명 중 약 8명은 1~2대의 요관내시경으로 요로결석 환자를 치료하고 있는 셈이다.

실제로 의료진 10명 중 8명(83.3%)은 재사용 연성 요관내시경 수리 및 고장으로 인해 환자 치료에 어려움이나 수술 일정을 연기하는 등의 불편함을 겪은 적이 있다고 응답했다.

동시에 이들은 정상적인 의료 행위를 위해서는 일회용 요관내시경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일회용 연성 요관내시경의 장점으로는 고장 및 수리로 인한 불편함 해소(82.6%)와 응급상황 발생 시 바로 사용 가능한 점(81.2%)이었다. 일회용인만큼 감염위험이나 위생 문제도 해결된다.

대한내비뇨기과학회 나군호 회장(연세대 세브란스병원 비뇨기과 교수)은 "설문을 통해 요로결석 치료 과정에서 비뇨기과 의료진들이 경험하는 불편함과 환자들이 겪을 수 있는 위험요인, 그리고 이러한 문제 해결을 위한 일회용 연성 요관내시경의 저변 확대의 필요성을 알 수 있었다"고 말했다.

나 교수는 또 "요로결석 환자들이 보다 안전하고 수준 높은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일회용 연성 요관내시경의 급여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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