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화·의술 발전으로 생존율 증가, 본인부담률 가중

[메디칼트리뷴 김준호 기자]   전세계 심혈관계 사망률은 최근 줄어들고 있지만 유독 심부전 유병률은 예외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고령화시대와 함께 치료기술의 발전 덕분이다. 2040년에는 심부전 유병률이 현재의 2배로 높아져 의료부담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대한심장학회 심부전연구회가 24일 국회도서관에서 주최한 심부전 관리체계 대책수립을 위한 정책토론회에서 서울대병원 최동주 교수는 "말기 심부전의 1년 사망률은 50% 이상"이며 "치료기술의 발전으로 생존해 심부전으로 진행하는 환자도 늘어나 인공심장이나 심장이식 등 고비용 치료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현재 우리나라 급성 및 만성심부전환자는 연간 최소 60만명 이상이며,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하지만 심부전 환자의 다수가 심부전 코드가 아닌 심근증 등의 코드로 진료를 받고 있는 만큼 환자수는 그 이상으로 추정된다.

질병부담은 다른 질환에 비해 높은 편이다. 성균관대약대 이의경 교수에 따르면 심부전의 전체 의료비 대비 본인부담률은 외래와 입원 각각 48%와 35%로 높은 편이다. 특히 심부전환자 가운데 60% 이상이 65세 이상인 고령층으로 더 큰 부담으로 작용한다.

이 교수가 연세대병원 등 총 6개 기관 500명 심부전환자를 대상으로 급여 및 비급여 비용 조사연구에 따르면 1인당 연평균 의료비는 급성심부전 853만원, 만성심부전은 92만원이다. 입원 1회 당 평균 의료비도 각각 720만원과 402만원으로 나타났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데이터를 이용한 국내 심부전 급여 비용연구에 따르면 65세 이상이 전체의 62%를 차지했으며, 급성심부전은 59%였다.

건강보험청구자료 데이터 분석에서도 심부전환자 1인당 연간 의료비는 221만원으로 전체 연간의료비(548만원)의 40%에 이른다. 입원 1회 당 의료비는 331만원으로 전체 의료비(504만원)의 약 66%에 이른다.

특히 사망 직전에는 의료 부담이 최고조에 달한다. 사망 직전 3개월 이내 의료비는 약 1천만원, 사망 전 1년 이내 의료비는 약 2천만원에 달한다.

가천의대 심장내과 정욱진 교수는 "고령화와 함께 빠르게 증가하는 심부전의 사회적 차원의 대비를 위해서는 정부의 4대 중증질환 및 심뇌혈관질환 관리 종합대책에서 심부전을 최우선 과제로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미국과 캐나다, 호주, 일본 등 선진국에서는 국가 프로그램을 통해 심부전을 관리하고 있으며, 스코틀랜드의 경우 심장질환 관련 6개에 심부전을 포함시키고 있다.

정 교수는 "국가만이 아니라 의-민-관이 심부전에 대한 인식 고취와 관리 체계를 개선해야 한다"면서 "일반인에게 심부전 증상, 치료 인식 증진 및 심부전 관리에 적극적인 참여를 도모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고령층 및 환자를 대상으로 홍보와 교육활동의 강화와 함께 인구 거점별 심부전 관리 선도센터도 지정하고 지원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토론회에 참석한 보건복지부 질병정책과 강민규 과장은 "정부도 심부전에 대한 중요성을 인식하고 있다"면서 "심뇌혈관질환질환 관리 종합대책은 5년마다 계획을 수립해야 하는 만큼 심부전의 특성을 살린 대책이 포함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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