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칼트리뷴 김준호 기자]   최근 5년간 뇌전증환자수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뇌전증(腦電症)이란 뇌세포에서 전기활동이 비정상적으로 반복 발생하는 것으로 뇌 부위에 따라 발작 양상이 다양하다.

건강보험공단이 2일 발표한 빅데이터 분석결과에 따르면 뇌전증진료환자는 2010년 14만 1천여명에서 2015년에 13만 7천여명으로 줄어들었다. 남성과 여성은 각각 2.6%와 2.2% 줄어들었으며, 남성환자가 여전히 많았다.

전체 환자의 15%를 차지한 20대가 가장 많았으며, 40대(14.2%), 10대(14.1%)가 그 뒤를 이었다. 남성은 20대에서, 여성은 40대에서 가장 많았다.

인구 10만명 당 환자수는 남성의 경우 70대가 가장 많았고, 이어 10대, 20대 순이었다. 여성의 경우 10대와 70대가 가장 많았고, 20대가 그 뒤를 이었다.

뇌전증환자의 감소 원인에 대해 건강보험 일산병원 신경과 이준홍 교수는 소아기 및 노인에서 뇌전증의 원인질환이 감소한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어린이의 경우 출생 전후 뇌손상, 뇌 염증성질환이나  유전성질환 등을 관리 및 치료해서, 노인은 뇌졸중의 원인인 뇌혈관질환(뇌졸증)이나 치매 등의 퇴행성 뇌질환의 적극 치료와 낙상 예방 등으로 발생률이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

70대 이상과 10대, 20대 환자가 많은 이유에 대해 이 교수는 "선천 발달 및 유전질환 등으로 생후 1년 이내에 정점을 찍은 후 청소년기를 거쳐 장년기에 발생률이 낮아졌다가 60대 이상 노인층에서 다시 증가하는 U자형태를 보이는 뇌전증의 특성 탓"이라고 설명한다.

특히 최근 고령화사회에 들어가면서 어린이환자는 줄어들지만 노인환자는 증가하는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뇌전증의 발생 연구는 과거보다 많이 진행됐지만 여전히 정확한 기전은 모르는 상황이다. 다만 뇌전증과 밀접하게 관련하는 질환이나 원인으로 몇가지가 알려져 있다.

1) 태어나기 전, 분만 중 혹은 분만 직후에 여러 이유로 일어나는 뇌 손상
2) 뇌의 선천적 혹은 유전적 이상, 발달이상
3) 뇌외상 혹은 뇌수술로 인한 후유증
4) 뇌수막염, 뇌염 등의 중추신경계 감염성 질환
5) 중추신경계를 손상 시키는 독성물질 혹은 대사이상, 영양결핍
6) 뇌경색, 뇌출혈 등 뇌혈관계 이상
7) 악성 혹은 양성 뇌종양
8) 일부 유전적 성향이 있는 양성 소아, 청소년기 뇌전증 (idiopathic epilepsy)
9) 여러 검사에서 원인을 못 밝히는 경우 (cryptogenic epilepsy)

뇌전증의 주요 치료법은 약물요법이다. 아직까지 완치할 수 있는 약물은 없지만 기존의 항경련제로 환자의 3분의 2는 발작없이 지낼 수 있다. 일부 환자는 시간이 지나면서 자연 치유되는 경우도 있다.

2년 이상의 약물요법에도 불구하고 발작이 지속되는 경우에는 수술을 한다.  해마경화증이나, 뇌종양, 피질이형성 등의 뇌 병변이 있는 경우를 우선한다.

뇌전증병소가 뇌의 중요 부위에 있거나 완전 제거가 어려우면 미주신경자극술, 뇌교량절제술, 뇌심부자극술 등을 고려한다.

이준홍 교수는 뇌전증의 예방을 위해서는 "소아기, 사춘기 및 성인 초기에는 선천, 발달 및 유전질환 등을 예방 및 치료해야 하며, 머리외상, 중추신경계 감염 및 뇌종양은 모든 나이에서 원인이 되는 만큼 역시 예방 및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하다"고 설명한다.

저작권자 © 메디칼트리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