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칼트리뷴 김준호 기자]   임신 중 발생하는 우울증이 산후 우울증보다 더 많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특히 임신 초기인 12주째에 우울증이 가장 많이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제일의료재단 제일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이수영 교수팀(참여기관 제일병원, 강남차병원)은 3,801명의 임산부를 대상으로 임신 초기(12주)부터 중기(24주), 말기(36주), 산후 1달까지 4차례에 걸쳐 시기별 정신건강 현황을 추적하는 국내 최초의 연구를 시행했다.

산전 및 산후 우울증 선별 평가도구로 분류한 결과, 우울증 위험이 가장 높은 시기는 임신 초기가 19.3%로 가장 높았다. 이어 산후 1개월째가 16.8%, 임신 말기 14%, 임신 중기가 13.8%였다.

임신 초기에 우울증이 많은 이유에 대해 연구팀은 신체변화 등 새로운 변화에 대한 적응문제, 유산에 대한 걱정 등이 원인이라고 연구팀은 설명한다.

임신 중 우울증의 위험요인으로는 가계소득, 결혼상태, 직업여부, 질병력, 입덧, 배우자와의 관계문제 등으로 확인됐다.

가계소득이 300만 원 미만인 경우 500만 원 이상인 경우보다 우울증 위험이 1.8배 높았으며, 결혼상태가 미혼, 동거, 별거, 이혼, 사별인 경우 2.4배, 본인이 무직일 경우 1.7배였다.
 
우울증 경험이 있으면 4.3배, 가족 중에 우울증환자가 있으면 2.2배 높았다. 만성질환인 당뇨, 배란장애 및 난임의 주요 요인인 다낭성난소질환도 각각 3배와 1.6배 높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입덧이 심한 경우 1.7배, 절박유산(임신 20주 이전 질출혈) 경험이 있으면 1.6배 우울증 위험이 높았다. 인공유산의 경험도 1.4배 높이는 요인이었다. 배우자와 문제가 있는 경우에는 3.75배 높은 것으로나타났다.
 
이 밖에도 재정 및 주거문제가 있는 경우 우울증 위험도가 각각 2.5배, 2.1배, 자녀보육에 문제가 있는 경우 1.8배 높았다.

이수영 교수는 "산후우울증이라는 용어가 대중에게 널리 퍼져있어 흔히 출산 후에 우울증이 쉽게 발생한다고 생각하지만 임신기간 특히, 임신 초기에 우울증 발병 위험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임신부 및 배우자 교육 등 임신 중 정신건강에 대한 체계적 관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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