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칼트리뷴 박지영 기자]   미국소화기학회가 간기능 지표의 정상범위를 기존 보다 좁혀서 제시했다.

스탠포드대학 포 쿼(Paul Y. Kwo) 교수는 일반 임상검사에서 간기능의 지표인 ALT, AST, ALP, 빌리루빈 검사 가이드라인을 American Journal of Gastroenterology에 발표했다.

학회 보도자료에 따르면 이번 가이드라인의 핵심 포인트는 ALT의 정상상한치 기준이 처음으로 제시됐다는 점이다. 이번 가이드라인에서는 미국 내외의 연구데이터에 근거해 ALT의 정상상한치 범위를 남성 29~33 IU/L, 여성 19~25 IU/L로 제시했다. 우리나라의 일반적인 성인 간수치의 정상범위는 40 IU/L다.

이번 가이드라인의 대상은 1차의료의와 간기능전문의. 쿼 교수는 문헌을 검토하고 증거에 근거해 19개 항목의 권장항목이 포함된 가이드라인을 정리했다. 증거가 부족한 영역에서는 합의에 근거해 작성했다.

보도자료에 따르면 미국의 같은 주(州)에서도 시설마다 ALT의 정상 상한치가 31에서 72 IU/L까지 큰 차이를 보인다. 기준치를 만들때 참조하는 '건강한 집단'의 조건이 다르기 때문이다.

쿼 교수는 '건강한 집단'의 정의를 내리기 위해서는 "바이러스성간염과 알코올성간염, 비알코올성지방성지방간 및 그 위험인자(고BMI, 고중성지방, 고혈당, 고콜레스테롤의 유무를 확인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약물과 허브제품, 영양제 사용의 유무 등 ALT에 영향을 주는 다양한 인자도 고려해야 한다.

교수는 이러한 인자를 고려한 복수의 연구에서는 일반적인 기준치보다 낮은 정상상한치가 제시됐다면서 관련 연구 3건을 소개하기도 했다.

즉 ALT의 정상상한치를 간생검에서 정상으로 나온 1,105명의 데이터에 근거해 각각 33 IU/L、25 IU/L를 제시한 한국의 보고, 바이러스학적으로 정상이고 BMI가 24.9 이하인 건강한 헌혈자 6,835명의 데이터에 근거해 남녀 각각 30 IU/L, 19 IU/L를 제시한 이탈리아 보고, 바이러스성간염과 부적절한 음주습관, 당뇨병, BMI 25 초과, 허리둘레가 늘어난 경우를 제외한 미국보건영양조사(NHANES) 참가자 데이터에 근거해 각각 29 IU/L、22 IU/L를 제시한 보고 등이다.

남녀 각각 30, 19 넘으면 간질환 관련 사망위험 8배 증가

이번 가이드라인에서는 AST가 18 IU/L를 넘는 남성은 그 이하 보다 사망위험이 3배 높다는 독일 연구와 ALT 상승(남녀 각각 30U/L, 19U/L 초과)이 간질환 사망위험을 8.2배 높인다는 NHANES 연구결과 등도 소개됐다.

교수는 "ALT의 정상상한치를 낮추면 이상치에 해당하는 사람이 늘어나 의료비와 불필요한 검사가 늘어나는데다 환자의 불안과 고통이 증가할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고 말하면서도 "ALT 상승이 사망위험을 높인다는 여러 연구결과 처럼 지금까지 정상으로 여겨졌던 수치라도 장기적으로는 예후가 좋지않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번 가이드라인에서는 수치에 따라 '경계치' '경도이상' '중등도 이상' '고도 이상' '매우 이상' 등 5개 단계로 나눈 ALT와 AST 평가알고리즘도 제시했다. ALP 및 빌리루빈의 평가 알고리즘은 기존과 같다.

또한 이번 가이드라인에서는 AST와 ALT, ALP, 빌리루빈은 간기능이 아니라 간장애와 관련하는 마커라고 지적하고, 이들 검사 호칭을 기존의 '간기능검사'가 아니라 '간생화학검사'나 '간검사'로 바꿔야 한다는 견해도 제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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