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칼트리뷴 김준호 기자]   발견이 어려운데다 발견했어도 이미 손 쓸 수 없을 만큼 진행돼 걸리면 죽는다는 췌장암의 생존율이 15년새 2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아산병원 암병원 간담도췌외과 김송철 교수팀이 2000~2014년 까지 췌장암 절제 수술환자 1,656명의 분석 결과를 대한외과학회 추계학회에서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2000∼2004년 환자군의 5년 생존율은 12.4%였지만 2010∼2014년에는 26.8%로 크게 늘어나 15년 새 2배 이상 증가했다.

1년 생존율은 61%에서 80.2%로, 3년 생존율은 18.4%에서 36.9%로 증가해 단기 생존율은 더 크게 증가했다.

그림1. 췌장암 수술환자 생존율 변화(서울아산병원)

병기별 생존율도 늘어났다. 암이 주변으로 침범하지 않고 췌장에만 있는 췌장암 1기의 경우 52.4%(암의 크기가 2cm 미만)와 47.5%(암 크기가 2cm 이상)로 전체 수술환자 5년 생존율(26.8%)보다 훨씬 높았다.

주변 장기로 퍼진 2기의 경우 임파선 전이가 없으면 30.4%이지만, 전이되면 14.0%로 절반 이하로 낮아졌다. 주요 동맥혈관을 침범해 국소적 진행이 된 췌장암 3기 역시 14.0%로 낮았다.

췌장암 5년 생존율은 병기가 똑같이 1기라도 다른 암들에 비해 생존율이 매우 낮지만 3기에서는 3.7배나 높았다. 임파선 전이나 주요 동맥 혈관의 침범이 없는 조기 발견의 경우 완치율이 높기 때문이다.

교수팀은 "췌장암수술환자의 생존율 증가는 외과적 수술법의 향상 및 소화기 내과적 처치, 다학제적 통합치료 그리고 수술 전 항암화학요법의 지속적 발전 덕분"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췌장암의 조기발견은 여전히 높지 않은 상황이다. 2000~2016년 췌장암 수술 환자 2,029명의 병기별 분포 추이를 분석한 결과, 조기발견에 해당하는 췌장암 1기 환자는 전체의 4%대에 불과했다. 주변 장기로 퍼진 췌장암 2기이 90%대로 대부분이었다.

2000∼2009년 환자군 746명 역시 췌장암 1기는 24명으로 3.2%에 불과했지만 췌장암 2기는 89.6%인 668명으로 가장 많았다. 3기는 2.9%인 22명, 4기는 4.3%인 32명이었다. 최근 2010∼2016년 환자군 1,283명 역시 병기 분포의 변화는 거의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송철 교수는 "췌장암 완치는 수술로만 가능한만큼 췌장암의 주요 원인인 흡연, 비만, 당뇨, 만성췌장염, 가족력 등을 가진 고위험군은 정기 검진 등을 통해 조기발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40대 이후 갑자기 당뇨를 앓게 된 경우, 갑자기 황달이 시작됐거나 원인을 알 수 없는 복부 및 허리통증, 그리고 50대 이후 급격한 체중감소와 식욕부진이 나타나면 췌장암을 의심해야 한다고 김 교수는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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