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칼트리뷴 박지영 기자]   인지기능이 정상인 고령자라도 뇌아밀로이드가 축적되면 그렇지 않은 고령자에 비해 외로움을 느낄 확률이 7.5배 높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미국 브리검여성병원 낸시 도노반(Nancy J. Donovan) 교수는 고령자 약 80명을 대상으로 PET(양전자단층촬영)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면서 "고독감은 알츠하이머병 발생 전에 나타나는 신경정신의학적 초기증상의 하나"라고 JAMA Psychiatry에 발표했다.

도노반 교수에 따르면 뇌아밀로이드는 알츠하이머병 발생 전에 축적되는 만큼 알츠하이머병의 바이오마커로 알려져 있었지만, 축적의 유무가 고독감과 관련한다는 사실은 이번에 처음으로 밝혀졌다.

지금까지 알츠하이머병 연구에서는 발생 전에 고위험자를 발견하고 적절한 예방과 치료를 위해 바이오마커를 찾는 등 다양한 연구가 진행돼 왔다.

도노반 교수에 따르면 고독감이 인지기능 저하 및 알츠하이머병과 관련한다는 보고는 있었지만 감정과 행동의 변화(신경증신증상)와 알츠하이머병 바이오마커의 관련성에 대해 검토한 연구는 많지 않았다.

이번 연구의 대상자는 현재 진행 중인 관찰연구 Harvard Aging Brain Study에 등록된 65~90세 고령자 79명(평균 76.4세). Pittsburgh Compound B(PiB)-PET로 뇌아밀로이드를 촬영했다.

고독감이 어느정도인지 평가하는데는 UCLA Loneliness Scale을 이용했다. '친구가 별로 없다는 생각' '소외됐다는 생각' '주변과 동떨어져 있다는 생각' 등 3가지 항목의 빈도에 대해 직접 점수를 매기도록 하고 이를 지표로 평가했다. 이밖에 불안과 우울, 사회적 교류 및 활동에 대한 데이터도 수집했다.

대상자 가운데 22명(28%)이 알츠하이머병 위험과 관련한다는 아포지단백(APOE ε4)을 갖고 있었다. 25명(32%)은 PET에서 아밀로이드가 축적된 것으로 확인됐다.

나이, 성별, APOE ε4 보유여부, 불안과 우울, 사회적 연결망, 사회경제적 지위 등으로 조정해 분석한 결과, 아밀로이드양성 고령자에서는 음성 고령자에 비해 고독감을 느끼는 빈도가 '가끔' '자주'일 확률이 7.5배 높았다(오즈비 7.5).

또한 나이만으로 조정하면 3.1배였으며, 아밀로이드 축적량과 고독감은 APOE ε4 보유자가 없는 사람에 비해 강한 것으로 나타났다.

결과적으로 인지기능이 정상인 고령자에서 아말로이드가 축적되면 고독감을 느끼는 것으로 확인됐다. 또한 이러한 관련성은 우울과 불안, 사회적 연결 등으로 조정해도 나타났다.

도노반 교수는 "사회적 고독감은 알츠하이머병 발생 전 경도인지장애 보다 이전 단계에서 나타나는 초기증상의 하나일 수 있다"면서 "고독하다고 느끼는 고령자에서는 이미 아밀로이드가 축적됐을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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