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칼트리뷴 박지영 기자]   세계보건기구(WHO)가 지난 3일 수술부위감염 예방가이드라인을 발표했다.

각 나라의 가이드라인의 권고내용이 일치하지 않은 가운데 전세계에서 활용할 수 있는 최초의 국제가이드라인이 될 것으로 보인다.

가이드라인에서는 수술부위 감염 위험을 줄이는 한편 항균제 내성균 확대를 막기 위한 적절한 예방적 항균제 투여법 등 29개 권고항목이 제시됐다.

특히 수술 부위 제모는 피부 손상으로 인해 반대로 감염 위험을 높일 수 있다며 권고하지 않았다.

예방적 항균제 투여에 대해서도 자세한 지침

가이드라인은 주로 외과의사, 간호사, 기술스태프, 마취과의사 등 수술팀이 활용하도록 만들어졌다. 최신 증거에 근거해 수술부위감염 예방을 목적으로 수술 전, 도중, 수술 후 관리에 대해 총 29개 권고항목이 제시됐으며, 권고 강도와 증거수준도 함께 표기됐다.

술전 관리에서는 '입욕 또는 샤워'를 권고하는 한편 수술 부위 제모에 대해서는 '하지 않거나 필요시에는 전기면도기를 사용'을 권고했다. 하지만 '제모는 어떤 경우에도 하지 않는게 바람직하다'고 강력 권고했다.

제모를 하든 안하든 수술부위감염 발생률에 차이가 없다는 메타분석 결과에 근거했다. 미국감염증학회(IDSA)와 영국국립임상평가기구(NICE) 등 4개 가이드라인에서도 이미 제모를 권고하지 않고 있다.

예방적 항균제 투여는 수술 후 감염 위험이 낮아지지 않는다는 증거가 있는데다 항균제내성의 원인이 될 수 있는 만큼 수술 전이나 도중에만 사용하도록 권고했다. 확대 방지를 위한 적정 사용의 중요성을 강조한 것이다.

다음은 주요 권고항목의 일부
-수술전에 목욕이나 샤워할 것. 일반 비누나 항균비누를 사용할 것
-콧속에 황색포도상구균을 가진 심장외과수술 또는 정형외과수술 환자에는 주술기에 무피로신 2% 연고를 사용할 것
-상기 이외의 수술환자에도 무피로신 2% 연고를 사용할 것
-예방적 항균제투여 적응례에서는 수술 시작 120분 이내에 사용한다
-선택적 소화기외과수술을 시행 환자에는 수술부위감염을 줄이기 위해 수술 전에 기계적 장관처치 외에 추가로 항균제를 경구투여한다
-수술 부위를 불문하고 수술환자의 제모는 하지 않거나 필요시 전기면도기를 사용한다. 면도칼 제모는 절대 해선 안된다
-수술 부위 소독은 크롤헥시딘 배합제를 사용한다
-수술용 장갑 착용 전에 손가락을 항균비누와 흐르는 물로 씻거나 액체손소독제로 소독한다
-전신마취로 기관지 삽관하는 성인수술환자에는 수술부위감염 위험을 낮추기 위해 수술 도중 80% 농도의 산소를 투여한다. 만일 내성이 있다면 수술 후 2~6시간에 걸쳐 같은 농도의 산소를 투여한다
-수술부위감염 위험을 낮추기 위해 수술 중에 환자 체온이 낮아지지 않도록  처리한다
-수술장갑을 2개 끼우거나 수술 중 새로 교체해도 수술부위감염 예방효과는 확실하지 않다
-수술 후에는 수술부위감염 예방 목적으로 항균제 사용기간을 늘려선 안된다
-수술부위감염 예방을 위해 통상의 창상피복재 대신에 고기능성 창상피복재를 사용할 필요는 없다

WHO에 따르면 수술부위감염은 후진국이나 중진국에서는 수술환자 10명 당 1명, 아프리카지역에서는 제왕절개로 출산한 산모 5명 중 1명에 발생한다.

또 유럽에서도 수술부위감염은 연간 50만례가 넘는데다 미국에서는 수술부위감염으로 연간 9억달러의 의료비가 투입되는 등 선진국에서도 국민들의 건강과 의료시스템의 부담이 크다고 한다.

WHO는 아프리카지역에서 실시한 파일럿시험 결과, 이번 가이드라인을 준수할 경우 수술부위 감염 위험은 39% 낮아질 것으로 예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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